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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9
카루베 준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우선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라는 절묘하고도 인상적인 제목에 이끌렸고, 알라딘의 편집자 추천도서라는 것도 읽게 된 이유가 되었다.
장애우인 미에코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의 만화다.
'사랑의 집'처럼 비장할 정도로 슬프지도 않고, '닥터 노구찌'처럼 징그러울 정도로 투혼을 발휘하지도 않다.
주인공 미에코가 겪는 슬픔과 기쁨들은 우리들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장애우이기 때문에 사소한 사연들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미에코가 겪는 일들은 일상적인 것들이다. 만남과 이별, 다툼과 화해, 사랑과 결혼 같은 것들 말이다.
장애우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다고 해서 굳이 그들만의 지독한 어려움, 일반인들의 편견을 강조해야만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작가는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을 읽고 느낀 가장 큰 감동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장애우들 또한 우리들처럼 평범한(?!) 좌절과 행복을 느끼면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우리들과 같은 세상에서, 같은 경험을 하며,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작품답게 잔잔하면서도 무언가 어색한 듯한 독특한 느낌까지 즐거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