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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사랑한다 감독판 - KBS 미니시리즈
이형민 감독, 소지섭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 또한 뻔한 한국형 드라마다.
초반부의 해외촬영, 없는 듯 하면서도 씀씀이 큰 주인공, 핏줄이 얽힌 가정사, 예정된 비극적 결말 등이 골고루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그런 뻔한 설정들을 좀 더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좀 더 지독하게 풀어놓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버가 심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감정과잉, 눈물과다의 연기를 보이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다.
가슴 속에 맺힌 한을 토해내듯 연기를 하는 소지섭의 모습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감동을 선사한다.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앳되고 좀 덜 화려한 모습의 임수정도 나름대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중간중간 편집이 끊어지는 것 같은 엉성한 부분도 있지만,-이번에 출시되는 타이틀은 '감독판'이라는 이름답게 이런 부분이 매끄럽게 처리되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같은 시기에 방영되었던)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처럼 억지스럽게 두 주인공의 추격전(?!)을 늘어놓지는 않는다.
그리고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마지막 2회의 폭발적인 이야기 전개(반전)와 독자의 예상을 한발 앞서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머리에 총알이 박힌 시한부 인생 무혁의 결말은 일반적인 시청자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보다 더 심한 비극으로 결말을 맺는다. 개인적으로 그 점이 좀 놀라웠다. 그리고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번 타이틀은 기대가 정말 크다. 지금까지 TV드라마의 타이틀은 방영분의 베스트 에피소드만 모아놓은 식이거나 감흥없는 서플의 잔치인 경우가 많았다.
이 작품도 형식적인 면에서는 다소 뻔한 것 같다. 명장면과 촬영지, 인터뷰, 예고편, 삭제장면, 뮤직비디오... 하지만 신선한 스타일의 드라마를 선보였던 제작진의 작품답게 그 내용만큼은 좀 더 새롭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