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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 2
제프리 아처 지음 / 하늘출판사 / 1991년 7월
평점 :
절판
2권에서 1세대였던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다음 권에서부터는 아벨의 딸 플로렌치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한다.)
(말 그대로)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카인과 아벨은 서로에 대한 오해와 경쟁심 때문에 그리 화기애애한 결말을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극적인 결말이 두 라이벌에게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해피엔딩이 아니었나 싶다.
처음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할 때는 카인이 보여주는 부잣집 도련님의 밝고 건전한 모습과 놀라운 자기절제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런 카인보다 아벨 쪽에 더 마음이 기운다.
자신만만한 태도와 철저한 전략, 성공을 향한 집념은 서로 판박이처럼 똑같다.
그러나 아벨은 자신이 은혜를 입은 사람의 복수를 결코 잊지 않으려는 의지, 자기에게 모욕을 준 여자에게 그대로 갚아주는 뻔뻔함을 갖고 있다. 결국 아벨의 삐딱한 태도와 뒤틀린 야심이 전형적인 (착한) 주인공의 그것이 아니어서 더욱 끌리는 것 같다.
반면에 카인은 자신의 나이에 아버지가 이루었던 업적을 능가하려는 일종의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생 같았다.
확실히 ‘카인과 아벨’은 요즘 같은 간결하고 스피디한 시대에는 나올 수 없는 걸작인지도 모른다. 작가 제프리 아처는 일말의 쑥스러움도 없이 놀랍도록 뻔뻔하게 두 주인공의 인생과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을 서로 섞어놓는다.
그래서 다소 황당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장쾌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