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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
리처드 J. 라이더 & 데이비드 A. 샤피로 지음, 김정홍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는 어리석다.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미련하기까지 하다.
아프리카의 마사이족 앞에서 온갖 탐험용품들과 의료장비 등이 담긴 배낭을 풀어놓았을 때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느냐?"는 마사이족 족장의 말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왜 캠핑 용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 걸까? 우스꽝스럽게도 저자는 바로 앞 장에 팀의 리더로서 꼭 챙겨야 할 비상물품들로 배낭이 꽉 찼다고 말했다. 탐험대의 안전과 건강을 생각해야 할 리더로서 말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창 하나만을 들고 아프리카 초원을 가로지르는 마사이족의 생활 모습을 부러워 한다. 생존 전문가 베어 그릴스도 부싯돌과 나이프를 챙기는데 고작 글쟁이 주제에 마사이족을 보고 행복을 논한다.
이 책은 그런 식의 싸구려 감상주의로 가득하다.
당장 눈앞의 악어에게 잡아먹힐 위기에서도 악어의 눈물 운운하며 감동에 젖을 태도다.
물론 일, 가족, 사랑같은 인생의 짐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진정한 행복을 즐길 수 없다는 저자의 태도는 생각할 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너저분한 인간 관계 따위는 그냥 정리해 버리면 그만인데 이렇게 고민스러울 필요가 있을까.
만약 습관적인 관계라도 쉽게 정리할 수 없다면 그건 그 관계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도 아니면 그 시덥지 못한 관계 속에서 의미와 행복을 찾는 사람이거나 그 속에 얽매여서 자기연민에 빠져있는 것을 즐기는 조잡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던지 말이다.
인생의 오후에 스스로를 짖눌렀던 무게를 덜어내고 가방을 다시 싸라는 것은 매우 감동적인 조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인지는 잘 모르겠다.
파리의 거리에서 개똥을 밟고 폭소를 터뜨리며 인생을 생각하다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