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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ㅣ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블루편을 무척 인상깊게 읽은 나에게는 무척 낯선 분위기의 작품이었다.(그 정도로 여성작가의 감수성이 어색했던 것일까?!)
작가가 그토록 장황하고 소소하게 목욕, 커피, 독서, 날씨 등에 관해 이야기하는 통에 난 구경해 본 적도 없는 앙티크 보석의 사진들을 한 번 봤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더구나 스스로의 표현대로 "마빈의 자상함을 이용하고" 있는 여주인공 아오이의 이기적인 태도가 더욱 거슬렸다.
부유한 백인 남자와 같이 살면서 누릴 수 있는 호사스러운 생활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여유로움과 (혼자만의) 그리움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간에, 아오이가 쥰세이를 생각하는 섬세한 그리움만큼은 절절히 느낄 수 있었고 그녀 나름대로 갖고있던 애잔한 괴로움 또한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자상한 마빈과 3년을 같이 지내고서도 아직도 쥰세이를 잊지 못하는 아오이, 과거의 사랑, 옛기억의 남자를 그리워하는 여성의 마음, 그 안타까움, 그 그리움이 생생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