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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파일 시즌 4 박스세트(7disc) - 슬림케이스 + 아웃케이스
드와이 H. 리틀 외 감독, 데이비드 듀코브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초기의 신기한 소재를 보여주던(!) 엑스 파일다움에서 벗어나 후기의 음모론과 자기복제로 가는 사이에 있는 중반부의 시즌이다.
멀더와 스컬리 요원이 상큼한 유머를 구사하기 시작했고, 제작진들은 좀 더 어깨에 힘을 뺀 에피소드들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색다름은 엑스 파일의 신비한 분위기와 적절히 어우러져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냈다.
(특히 다음 시즌인 5시즌 이후의 음모이론은 조금씩 틀에 박히고 신비감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4시즌은 예레미야 스미스라는 정체불명의 복제인간들이 등장하면서 시작하고, 멀더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여전히 엑스 파일의 정체와 결말은 오리무중이다.
후기 시즌으로 갈수록 이런 음모론이 좀 구질구질해지고, 삐걱거리지만 적어도 4시즌에서만은 여전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는 정보제공자로 마리타 코바루비아스가 등장한다.
확실히 목소리나 엑스보다는 카리스마가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분위기의 여성이다.
엑스 파일은 각 에피소드마다 완성도의 편차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크게 나는 시리즈다. 이 점은 종종 많은 팬들의 불만을 사곤 한다.
개인적으로 ‘home’, ‘teliko’, ‘sanguinarium’, ‘kaddish’처럼 괴물이나 부두교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4시즌에는 엑스 파일 전 시즌을 통틀어 최고의 에피라고 할 수 있는 ‘small potatoes’가 있다. 그저 한바탕 웃자고 작정한 에피로 볼 수도 있지만, 얼간이 같은 등장인물을 통해 멀더의 괴벽스러움, 멀더와 스컬리와의 관계를 매우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다. 특히 복제된 멀더(?)의 원맨쇼와 재치 넘치는 대사는 일품이다.
이밖에도 시종일관 몽환적인 분위기로 전생을 이야기하는 ‘the field where I died’, 크라이첵과 러시아까지 가서 죽도록 고생하는 ‘tunguska’/‘terma’, 멀더의 휴가와 스컬리의 외로움(?!)을 다룬 ‘never again’,(조디 포스터가 목소리 출연한다.), 충격적인 시즌 엔딩 ‘gesthesmane’가 기억에 남는다.
위에 언급한 ‘small potatoes’는 아무리 추천해도 모자라지 않을 최고의 에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