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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 정규 1집 오늘
김진호 (SG 워너비)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첫 곡 '언젠가'는 폭발하는듯한 김진호의 SG워너비 시절의 노래를 생각한다면 엄청나게 담담한 분위기의 곡으로 김진호가 지금까지 겪었을 아픔과 고난들을 차분하게 극복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꼬이고 꼬였던 소속사 문제, 가수로서는 치명적인 성대 문제, 소속 그룹 맴버의 탈퇴와 죽음... 이 모든 난리들을 생각하면 "언젠가 내가 아파한 만큼 웃을 수 있겠지"라는 가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가족 사진', '알고있니', '이 순간을 사랑해요' 등 대부분이 마치 김진호가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창법 아니면 주말 드라마의 배경음악같은 곡들이 계속된다.
예전에 듣던 그 "워 우 워~"하는 포효하는듯한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샤랄라'같은 곡은 (정말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충 작사,작곡한 노래를 대충 부른 것 같은 느낌이다. 좋게 표현하자면 나른한 분위기의 몽환적인 느낌이고 말이다.
'오늘처럼'은 볼륨이 조금만 낮아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계속 속삭이는 곡이다.
'학교 가는 길'에서는 다비치의 이혜리와 함께 속삭인다.
'친구에게' 또한 왜 이렇게 가성으로 부르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헛헛하다. 조용필의 '친구여'나 안재욱의 '친구'같은 곡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밋밋한 분위기다.
김진호의 첫 솔로 앨범은 SG워너비의 전성기를 생각한다면 많이 아쉽고, 좀 밋밋한 곡들로 채워져 있지만 어쨌든 첫 솔로 앨범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스산한 늦가을에 나왔더라면 더 어울렸을 것 같다.
한때 비슷비슷하게 따라하던 수많은 소몰이 창법 가수들이 잠깐 나왔다 사라지고, 또는 금방 식상해진 것과는 달리 SG워너비의 노래들은 애절함이 넘치면서도 가슴이 뻥 뚫리는 후련함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명곡들은 들을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