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시즌 2 박스세트 (7disc) - 할인행사
스티븐 홉킨스 감독, 키퍼 서덜랜드 출연 / 20세기폭스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1편의 사건이 끝난 뒤 9개월 후 팔머는 대통령에 당선되고, 또 9개월 후에 시즌2의 사건이 시작된다.

2시즌은 기분 나쁘게도 한국의 서울에서 시작한다. 그것도 컴컴한 지하실 같은 곳에서 고문하는 장면이다.

2시즌은 1시즌에 비해 감정적이고 감동적인 면은 좀 어색했지만 그 긴장감의 강도는 훨씬 강해졌다.
-그 점이 실망스럽기도 하다. 오로지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물들의 성격을 계속 무리하게 밀어붙인다. 1시즌에서는 감동과 긴장을 적절히 조화시켰던 반면에, 이번 시즌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비밀을 누설하고, 사실을 숨기고, 사이코가 되는 등 바보 같은 짓을 계속한다. 특히 잭의 딸 킴은 쓸데없는 문제만 계속 만들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는 관객이 오히려 답답할 정도다. 그래서 킴에 비해 토니와 미셸같은 CTU 요원들의 비중이 높아진 점이 다행스럽다.-

어쨌든 시종일관 시청자의 가슴을 졸였다 풀었다 하면서도 최종회에 이르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반전 또한 (요즘 판을 치는) 마땅히 있어야 하는 반전이 아닌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여준다. 특히 10회 끝부분에서 그 사람이 악당이었을 줄은 정말 몰랐다.
15회의 긴장감과 감동은 기대 이상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18회 즈음에서는 서로간의 의심과 불신이 너무 심해지면서 좀 맥이 풀린다.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시작부터 중반까지는 잘 나가다가 나중에는 너무 꼬고 꼬아서 뒷심부족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점이다.
마찬가지로 19회 이후부터는 너무 잡다한 인물들의 추가(누구의 동생, 어떤 프로그래머...)로 이야기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오히려 긴장감이 탁 풀릴 정도다.

하지만 2시즌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초반부에 있다.
시즌 2는 초반부터 긴장의 강도가 대단한데, 테러범들의 본래 목표가 아닌 부수적인 목표를 노리는 초반 3~4회의 긴장감은 시즌1 전체의 압박감보다도 훨씬 무섭게 휘몰아친다.

결국 이번 시즌에서는 중반부까지 쌓아놓은 긴장감을 후반부에서 조금씩 까먹는 식이다.
그래도 열린 결말과 아슬아슬한 사건 해결로 절묘하게 마무리했기 때문에 무척 만족스러웠다.

키퍼 서덜랜드는 주인공 잭 바우어 역에 잘 어울린다. 과도한 업무량에 약간은 지친듯한 초췌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모든 일을 책임감 있게 완수할 줄 아는 캐릭터다.
“늘 가족과 일에 벽을 쌓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지금 그것이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자책하는 표정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다. 매끈한 톰 크루즈나 터프한 러셀 크로우같은 배우들은 흉내 내기 힘든 연기를 보여준다.

‘CSI’, ‘몽크’, ‘엑스 파일’, ‘밴드 오브 브라더스’ ‘디 오씨’ 등에 단역으로 나왔던 배우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미국의 배우층도 얼마나 얇은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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