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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애브너의 지혜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36
멜빌 데이비슨 포스트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주인공 엉클 애브너는 셜록 홈즈, 포와로 등과는 또 다른 개성을 지닌 색다른 탐정이다. 작품 자체의 트릭이나 반전의 즐거움보다 그런 애브너의 개성을 즐길 수 있었던 점이 더욱 기억에 남는 책이다.
시골의 전형적인 농사꾼같은 우직함과 종교적인 건실함, 하지만 누구보다 날카롭고 당당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태도는 꽤 인상적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트릭들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기발하고 정교한 것들이었겠지만, 이미 복잡하게 섞여있는 닳고 닳은 트릭들에 익숙해져 있는 요즘 독자들에게는 다소 싱거운 느낌을 준다.
더구나 '도움도프 살인사건'같은 경우는 이미 유명추리걸작선 등의 단편집을 통해서 자주 소개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트릭을 음미하는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은 ‘양녀’다. 한치의 허점도 보이지 않는 용의자의 트릭을 결말에 가서 한순간에 폭로하는 애브너의 지혜가 빛나는 작품이다.
마치 범죄현장의 핏자국을 전부 지웠는데, 전등을 켜는 스위치의 한쪽을 지우지 못해서 범죄가 탄로 나는 식으로 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