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현대의학을 믿지 않는다 - 어느 의사의 고백
로버트 S.멘델존 지음, 남점순 옮김, 박문일 감수 / 문예출판사 / 2000년 12월
평점 :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5년전, 4반세기전에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해당되는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과잉진료와 항생제 남용, 의미없는 수술과 병원 시스템의 문제를 조목조목 따져가며 현대의학의 허점들을 공격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의 내용들은 다소 극단적인 경우의 예를 든 것들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현대의 의사들을 프랑켄슈타인 박사처럼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감수한 의학박사도 독자의 그런 과도한 불안을 우려했나 보다. ‘감수의 글’을 읽어보면 속보일 정도로 변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사도 이러할진대 우리나라 의사들은 어떻겠느냐’고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우리나라에는 외국에서 검증되고 수정된 의학 지식과 기술들만 도입된다고 설명한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외국의 경우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항생제 남용 문제는 어떻게 된 것인가? 또한 점점 늘어나는 제왕절개 수술은 어떻게 된 것인가?
또한 감수자는 과도한 약물처방의 책임은 의사와 약사가 함께 져야 한다고 언급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책임은 환자와 보호자까지 모두 함께 져야 할 것이다. 지금도 많은 환자들이 빨리 기침을 멈추게 하고, 통증을 가라앉혀주는 의사를 명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린 환자와 부모와의 면회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병원측과 싸우는 장면처럼 흥미진진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다소 전문적이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별로 없이 장황한 설명들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갈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씩 읽어보고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내용들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