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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계 19
하시모토 이즈오 글, 다나카 아키오 그림 / 다이나믹프로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살이 갈라지고 피가 튀기는 그림과 살인과 폭력으로 얼룩진 잔혹한 내용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료는 어린 시절 별다른 동기없이 주위 사람들을 무차별 살해한뒤 소년원에 가게 된다. 거기에서 배운 가라데로 이종격투기 대회에 입문한다.
이 작품은 ‘드래곤 볼’과 ‘시티헌터같은 야들야들한 만화를 즐기던 세대인 나에게는 놀라우리만큼 잔혹하게 느껴졌다.
‘베가본드’처럼 적당히 폼을 잡지도 않고, ‘더 파이팅’처럼 순진한 제스처를 취하지도 않는다. ‘무한의 주인’처럼 우아하지도 않고, ‘내일의 조’처럼 비장미 넘치지도 않는다.
주인공 료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기기 위해 비겁한 살수를 쓰기도 하고, 상대방의 여자를 겁탈하기도 한다. 그토록 잔인한 료에게도 따스한 면이 있다면 그것은 유일한 가족 여동생일 뿐이다. 하지만 여동생도 료때문에 비극적인 인생을 산다.
스포츠화된 이종격투기 중계방송과 무도가의 정신과 정정당당하지만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그린 작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잔혹함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현실세계의 씁쓸함을 더욱 리얼하게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천재 무에타이 격투가였던 랑가의 비참한 최후는 밑바닥 인생의 비정함을 제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군계’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하드코어한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