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10
카루베 준코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장애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인간승리를 그리지 않은 작품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카루베 준코의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는 더욱 눈에 띈다.

미에코는 회사에 출근하고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기를 갖고 살림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우기 때문에 이런 평범한 일들조차 쉽게 지나가지 않는다.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회사에서 따돌림을 받고, 임신을 해도 ‘과연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되풀이한다.
주인공 미에코는 불굴의 의지로 이런 고난들을 차례차례 극복해나가지 않는다.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이겨내고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오히려 그녀는 장애우이기 때문에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상의 행복과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감사한다.
미에코에게는 일반인들이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책임감에 대한 기쁨도 그 누구보다 크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그런 소소하고 자잘한 감정에 대한 묘사가 매우 섬세하고 감동적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작가가 마치 미에코가 처했던 상황들을 직접 경험해본 듯이 세밀하고 잔잔하게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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