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홍(黃飛鴻) 1
서극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재미있고 신나는 무협영화는 매우 많다. 이연걸이 주연한 ‘방세옥’과 그 속편 ‘대도무문’도 액션의 흥분은 ‘황비홍’ 못지않고, 성룡의 ‘취권2’ 등도 상당히 재미있다. 하지만 ‘황비홍’은 때리고 부수는 그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무인들의 이야기다. 엄진동은 놀라운 실력을 갖고 있지만 고작 거리에서 차력쇼나 하고 남이 먹다남긴 국수국물을 마시면서 연명하다가 돈많은 인신매매조직의 해결사가 된다.
황비홍도 마찬가지다. 거세게 밀려오는 서양문물 앞에서 ‘과연 중국은 서양에게서 모든 것을 배워야 할까’라는 고민을 계속한다.

결국 둘이 대결하게 되는 이유도, 고전적인 무협영화에서 볼 수 있는 복수나 의리, 이상을 위한 것이 아닌 돈 때문이다.

아무리 황비홍이 총알을 던지는 탄지공과,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무영각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시대의 흐름 앞에서는 무기력한 것이다. 마치 엄동욱이 “권법으로는 총을 이길 수 없다”고 탄식하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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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2004-08-03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협영화, 중국 영화 좋아하세요?
저는 싫어해요. ;

밀키웨이 2004-08-04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진님, 무협영화 중에서 황비홍, 특히나 황비홍 1편은요...보다보면 좀 슬퍼져요.
서양의 거센 침략 앞에서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어보이는 중국의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같아서요.

우리들이 텔레비젼 보다 보면 중국 무술시범같은 거..그런 거 볼 때 있잖아요.
그때 나오는 음악은 거의 예외없이 황비홍 OST더만요.

근데 사요나라님, 다른 무협영화랑 황비홍 시리즈가 결정적으로 틀린 점이 무언지 아세요?
아실 것도 같고 ^^

sayonara 2004-08-0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협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황비홍'과 '동방불패'는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황비홍' 시리즈가 다른 무협영화하고 결정적으로 틀린 점이 무엇일까요!?
넘 갑작스런 질문이라 전혀 생각이 안나는군요. 꼭 알려주세요.
만약 어설픈 개그를 하시는 거라면..
"데이트신청 할껍니다~" -,.-;

밀키웨이 2004-08-07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이런이런...
데이트 신청을 받기 위해선 어설픈 개그를 해야 할텐데 이를 어쩌나...^^;;
손가락이 긴~~ 남자를 제가 무쟈게 좋아하는디...^^

황비홍 시리즈의 특징이 무엇이냐 하면 말입니다.
황비홍의 절대무술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무협시리즈를 보면 아무리 강한 주인공이라 할지라도 박터지게 얻어맞고 눈이 붓고 피가 철철 하지 않습니까?
끝내 승리한다 하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황비홍은 그의 몸에 손 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답니다 ^^
맞더라도 최소한으로...그래서 아주 깔끔한 승리의 모습을 보이지요

sayonara 2004-08-0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처음 '황비홍'을 봤을 때는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는데.. 황비홍의 절대적인 강함은 8편에 이르도록 변함이 없더라구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중국인들에게 있어 황비홍이라는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실제로도 개화기의 영웅이었다고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황비홍이라는 이름이 성룡의 '취권'이나 '80일간의 세계일주'같은 영화에서도 수시로 등장하는 걸 보면 그만큼 위대한 인물이 아닐까 하고...
어쨌든 저는 그런 황비홍이 보여주는 '절대강자의 무심한듯한 태도'가 좋더라구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