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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홍(黃飛鴻) 1
서극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재미있고 신나는 무협영화는 매우 많다. 이연걸이 주연한 ‘방세옥’과 그 속편 ‘대도무문’도 액션의 흥분은 ‘황비홍’ 못지않고, 성룡의 ‘취권2’ 등도 상당히 재미있다. 하지만 ‘황비홍’은 때리고 부수는 그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무인들의 이야기다. 엄진동은 놀라운 실력을 갖고 있지만 고작 거리에서 차력쇼나 하고 남이 먹다남긴 국수국물을 마시면서 연명하다가 돈많은 인신매매조직의 해결사가 된다.
황비홍도 마찬가지다. 거세게 밀려오는 서양문물 앞에서 ‘과연 중국은 서양에게서 모든 것을 배워야 할까’라는 고민을 계속한다.
결국 둘이 대결하게 되는 이유도, 고전적인 무협영화에서 볼 수 있는 복수나 의리, 이상을 위한 것이 아닌 돈 때문이다.
아무리 황비홍이 총알을 던지는 탄지공과,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무영각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시대의 흐름 앞에서는 무기력한 것이다. 마치 엄동욱이 “권법으로는 총을 이길 수 없다”고 탄식하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