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불패 S.E - 행사용
정소동 감독, 임청하 외 출연 / 무비코리아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전편 ‘소오강호’를 훨씬 능가하는 초걸작 홍콩무협영화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로는 더 이상 이런 걸작을 찍을 수 있는 감독도 배우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이 서글플 정도다.

원작 ‘동방불패’는 김용의 원작에서 등장인물들만을 빌려왔을 뿐, 세부적인 줄거리는 원작과 많이 다르다. 하지만 김용이 만들어낸 캐릭터가 살아숨쉬듯 생동감 넘친다.

‘동방불패’에는 수많은 명대사와 수많은 명장면들이 등장한다.

전편에서 위선적인 사부의 탐욕과 그로 인한 동료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강호를 떠나려는 영호충 일행이 일월신교의 내분에 휘말리게 된다. 그들은 하루라도 빨리 사건을 마무리짓고 강호를 떠나려 하지만 향문천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곳이 강호”라면서 속세를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우친다.

동방불패 또한 단순히 권력에 미친 인물이 아니라 천대받는 자신의 민족을 위해 힘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데, 오히려 그들은 나를 손가락질 할 거다”라고 탄식한다.

빼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당시로서는 공을 들인 독고구검, 흡성대법같은 특수효과 그리고 감독의 철학적 의도가 잘 표현된 다시없을 걸작이다.

폭우가 내리는 속에서 동방불패에게 살해당한 사제들을 묻는 영호충과 비목에 이름을 쓰던 악령산, 그리고 그때 흘러나오던 음악 ‘소오강호’가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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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6-2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네요... 이때 임청하랑 이연걸 무지 좋아했었는데... 저도 소호강호 넘 좋아요...

sayonara 2004-06-28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단순한 무협 이상의 무언가 담겨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소동 감독은 권력을 탐하는 자의 말로를 그리고 싶어서 일부러 모택동의 말까지 대사에 넣었다고 합니다.(그런데 모택동이 권력을 탐했긴 했는데, 호강하면서 말로가 매우 좋지 않았나요!? -_-?)
1편 '소호강호'는 모르는 분들이 많던데... '동방불패' 못지않은 걸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