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장이 너무 많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24
렉스 스타우트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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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유쾌한 분위기의 깔끔한 추리소설 한권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뒷표지에 있는 작가 렉스 스타우트의 사진이다. 추리작가중에 이토록 해맑은 미소를 갖고있는 노인네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히 KFC의 샌더스 대령, 신구 할아버지를 잇는 살인미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늘 근엄한 모습의 코넌 도일, 귀부인같은 온화한 미소의 애거서 크리스티, 학구적인 분위기의 엘러리 퀸에게서는 느낄 수 없던 분위기다.

내용 또한 오랜만에 읽어본 반가운 순수추리물이었다.

한동안은 '누가 어떻게 죽였는가?'가 아닌 '누가 죽였고, 왜 죽였으며, 그 누구는 어떻게 되는가?'하는 범죄소설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요리장이 너무 많다'의 트릭이야 다른 대가들의 작품에 비해 좀 평범하다 싶지만, 울프와 아치 둘이 쏘아대는 시트콤같은 대사들이 일품이다. 천연덕스럽게 가짜로 지문조사를 하는 행동이며 능글능글하기 그지없는 아저씨 콤비다.

밤을 새면서 "날개만 있으면 올빼미가 될 수 있겠다"라며 탐정 울프에 지지않는 입담을 과시하는 아치는 단순한 조수나 기록자가 아니라 또한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번역상태인데 왜 '백파이어'같은 표현을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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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4-1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콤비를 잠깐 잊고 있었습니다. 기억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ayonara 2004-04-1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수추리물에서 이토록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주고받는 콤비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즐겁더군요. 근데 번역상태가 한마디로 '우웩~'이 아니던가요? 모처럼 의미심장한 시리즈 기획이었을텐데, 어째 좀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