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이 책에는 웬만한 요리가 전부 소개되어 있다. 여러 가지 국과 찌개, 전골부터 시작해서 고기 반찬, 생선 반찬, 해소 반찬 그리고 밥과 모임 요리는 물론 김치같은 저장식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하지만 289가지에 이르는 종류만 다양할 뿐 정작 실속은 별로 없다. 기획 단계에서 실제로 요리를 많이 해보는 주부를 단 한 명이라도 참여시켰더라면 이토록 저렴한 책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치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충 긁어 온 요리 순서와 사진들은 섬세한 설명이나 꼼꼼한 순서 설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오로지 요리의 가짓수=양으로만 밀어붙인다. 대충 구색 맞추기로 넣어 놓은 것 같은 요리들, 기계적이고 간략하기만 한 설명 순서들... 실제로 이 책에 나오는 몇몇 볶음반찬은 레시피대로 정확한 분량을 따라서 만들어도 너무 짜거나 아니면 너무 기름진 경우가 있다. 한번이라도 이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만들어보고 책을 쓴 것인지 의문스러운 내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차마 이 분도 감당하기 힘든 맛일 것...) 그나마 이 책의 인상적인 점이라면 180도 펼쳐지는 PUR 제본이라는 것이다. 요리책이란 모름지기 싱크대나 식탁 위에 펼쳐놓고 보는 책인데 거치대가 필요한 책들이 너무 많이 있다. 억지로 펼쳐 놓으면 페이지가 뜯어지거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