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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 7집 리패키지 [10 ways to say I love you Repackaged Edition] - [1CD(M/V 수록)+다이어리]
박정현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특이하게도 '치카치카'라는 좀 신나는 노래를 시작한다.
다른 대부분의 가수들이 인트로에서 한껏 폼을 잡는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청순가련 리나 박'은 상큼한 스타일의 곡인데, 박정현 특유의 음색으로 부르기 때문에 아무리 귀엽게 불러도 다른 여가수들과는 다른 독특함이 느껴진다.
어깨들 들썩이게 만드는 '나 같은 사람 너 같은 사람'은 박정현의 미성을 100% 느낄 수 있는 노래로 가볍게 들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곡이다.
"나 같은 사람 너 같은 사람~ 나 같은 사람 너 같은 사람~"을 반복하는 후렴구에서 박정현의 목소리는 정말 '최고'다.
'만져줘요', '비밀' 등도 박정현만의 매력이 잘 나타난 곡들이다.(독특하고 매혹적인 음색이지만 막상 표현하려면 '호소력 짙은' 따위의 상투적인 표현들만 떠오르는 그런 매력 말이다.)
이런 독특함은 비교적 발랄한 곡인 'Sunday Brunch'에서도 잘 나타나 있어서, 박정현만의 개성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독특함도 '비가'처럼 한없이 늘어지는 곡에서는 다소 나른하게 들릴 뿐이다.
오히려 그 다음 곡 '사랑은 이런 게 아닌데...'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훨씬 매력적이다. 휴식처럼 편안한 곡으로 이번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
소개 글의 표현대로 이번 노래들은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박정현의 목소리를 원 없이 음미할 수 있는 앨범이다.
너무 우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신나지도 않은, 가볍지 않으면서도 심각하지 않은 박정현만의 특색이 잘 나타나 앨범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강렬하고 자극적인 요즘 인기곡들에 비해서 좀 밍숭맹숭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목소리 좋은 남자 가수와 부른 듀엣곡이 하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든다.
박정현이 김조한과 불렀던 'One sweet day'는 원래의 가수인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맨이 부른 것 못지않았기 때문이다.(아니면 박정현과 김조한의 듀엣이라고 알려졌었던 김조한&페이지의 'Say Goodbye'를 다시 한 번 불러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