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 의사결정에 관한 행동경제학의 놀라운 진실
마이클 모부신 지음, 김정주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그럴듯한 포장으로 독자들을 홀리는 일본인 저자들이 쓴 얄팍한 자기계발서적이 결코 아니다.
사람들을 파악하고, 상대방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그럼 심리학책이 아니란 것이다.
행동경제학의 여러 논제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해놓은 책이다.
다른 뻔한 내용의 책들처럼 후광효과나 확증편향같은 단어들이 수시로 등장하지만, 좀 더 더 깊이 있고 더 재기발랄하다.
매장의 음악과 쇼핑 물품의 국적에 관한 선택이나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인센티브의 문제 등 일상 속의 문제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긴 하지만 그 선택이 그리 가볍다거나 간단하지가 않다는 것도 이해하게 되었다.
내 선택의 다른 사람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앞으로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주장들은 직관에 의한 선택이 옳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를 끌어안고 있기보다는 즉시 결정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저자는 잘못된 판단을 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시간을 좀 더 가지라고 조언한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직관의 중요성이라는 것이 90년대 이후 유행처럼 번지던 세기말의 증후군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마이클 모부신이 조언하는 감정이 배제된 객관적인 판단이 또 하나의 유행일 뿐인지 말이다.
뭐,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인한 서브프라임이라는 엄청난 경제적 재난과 함께 정신적 공황을 겪은 요즘에야 당연히 모부신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각 챕터에서는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통계적 데이터로 분석하고 있는데, 최근 통계의 허구성에 관한 책을 읽은 뒤라 이 또한 무작정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그것보다도 개인적으로는 책 속의 숫자들이 좀 까다로웠다. 전체적인 내용은 간결하고 유쾌했지만 말이다.)
물론 이 책에서도 숫자를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의 문제를 적절히 언급하고 있다.

참 아쉬운 점은 왜 얄팍한 처세술 서적 같은 제목을 달고 나왔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원제를 그대로 번역해서 달았다면 국내에서는 더욱 팔기 힘들었을 것 같기는 하다.

좀 더 아쉬운 점은 따로 있다. 다음은 이 책의 주요 부분을 발췌한 것인데,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내용 자체가 그리 새롭다거나 신선하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이미 다른 책에서 많이 읽어봤던 내용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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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춘>은 1,000명의 중역에게 판단할 때 무엇에 의지하는지 물었다. 과반수가 자신들의 직관에 의지한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베스트셀러 책들은 직관을 환영하며, 비즈니스와 의학에 관한 구전지식은 겉으로 보기에는 불가사의한 직관적 판단을 특별히 존중한다.
그러나 직관이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 직관이 의사결정에서 명확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직관이 여러분을 잘 인도할 때와 잘못된 길로 인도할 때를 인식하는 것이다.

- p.102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말을 기억하자.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빠지는 함정은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작용할지 알기 위해서 개별 주체의 행동을 먼저 본다는 것이다. 만일 주식시장을 이해하고 싶다면, 시장 차원에서 연구하기 바란다. 개별적으로 보고 읽은 것은 교육 차원이 아니라 취미로 생각하자. 이와 유사하게 시스템의 외부에 있는 개별 주체의 기능은 시스템의 내부 기능과 매우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포유동물의 세포는 그것이 잔소리꾼 여자의 것이든 코끼리의 것이든 간에 생체조건 밖에서는 동일한 신진대사율을 갖는다. 그러나 작은 포유동물 세포의 신진대사율은 큰 포유동물의 대사율보다 훨씬 높다. 즉 동일한 구조의 세포인데도 어떤 동물의 내부에서 발견되느냐에 따라 다른 비율로 작동하는 것이다.

- p.153

사람들은 종종 어떤 상황에서 얻은 교훈이나 경험을 다른 상황에도 대입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적중했던 판단은 대개 다른 곳에서는 맞지 않으므로 그런 전략은 거의 실패하고 만다. 전문가들이 직면하는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상황에 따라서'이다.

- p.162

평균에서 벗어난 지표들이 결국 평균으로 가까워진다는 ‘평균으로의 회귀’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게임 투자자들 역시 이 개념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개인들은 시장이 꼭짓점에 이를 때쯤 돈을 쏟아 부었다가 시장이 침체될 때 팔기 때문에 S&P 500지수의 50~75퍼센트밖에 수익을 내지 못한다. 비싸게 사고 싸게 파는 것이다. 평균으로의 회귀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가 없다.

- p.216

운이 개입된 결과와 단기간의 결과에 대한 결론을 내릴 때는 조심해야만 한다.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서 실력과 운에 얼마만큼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뭔가 좋은 일이 발생할 때 우리는 그것이 실력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운에 그 원인을 돌려버린다. 따라서 결과에 관한 것은 잊어버리고, 대신 과정에 집중하자.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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