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이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필드상을 수상한 일본의 히로나카 헤이스케씨의 이야기이다.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쑥쓰러운 분량과 스타일이고,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다.공부에 흥미도 없고 별다른 재능조차 없는 평범한 아이였던 것 같은 저자가 학문의 즐거움을 조금씩 깨달아가면서 대학자로 성장하는 이야기. 극적인 사건이나 현란한 심리묘사같은 것도 없고, 흥미진진한 전개도 없는...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알고 보면 공부만큼 재미있는 게 또 없다고 소근거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토록 가치있는 이유는 학문의 즐거움을 깨달아가는 과정과 그 기쁨에 찬 저자의 심경들을 과장되지 않고 차분하게 잘 그려냈다는 점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잔잔한 성찰과 교훈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낙제생이 대학자가 되었다는 식의 광고문구로 독자들을 현혹하고 있는데, 조금은 과장된 표현인듯 하다. 어린 시절에 낙제 한 번 안맞아본 학생이 어디 있나? 그 반대로 어릴적에 잘나가지 않았던 사람이 누가 있고...?이 책의 광고문구가 내게는 자꾸만 저자가 어린 학창시절에 조금 부진했던 걸 갖고, 둔재학생이 투지와 끈기만으로 학문적 업적을 이뤄낸 것처럼... 그런 식의 과장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