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코스 Glaucos 1
다나카 아키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흑과 백의 만화로는 표현하기 힘든 바다 속의 풍광과 등장인물들의 잠수 장면들을 너무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프리 다이빙의 두 가지 종목, 스태틱과 콘스탄트에 대한 묘사도 섬세하기 그지없다.
작가 다나카 아키오는 '군계'에 이은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그려낸 것이다.
바다에 미친 사나이들의 경쟁과 우정,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그들의 꿈과 의지...
하지만 작가가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자료를 조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 해도 소용이 없는 경우가 있다.

'글로코스'의 스토리는 너무나도 안일하다.
뤽 베송 감독의 걸작 영화 '그랑브루'와 쌍둥이처럼 흡사하기 때문이다.
심연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뭉쳐있는 바다의 사나이, 과도한 경쟁심 때문에 스스로 몰락하고 마는 그의 경쟁자, 세상에 남겨진 주인공의 연인과 그녀 뱃속의 아기, 결국 깊고 푸른 바다 속으로 사라져가는 주인공...
이건 거의 '그랑 블루'의 만화 버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내용이다.
-물론 따지고 들기만 한다면 옛 제자에게 배신당한 스승 클로드, 주인공 시세의 남태평양 고향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등 몇 가지 다른 설정이 있기는 하다. 전부 ‘그랑부르’의 줄거리에 덧붙인 수준이다.-

결국 이 작품은 창의성 없는 설정, 표절이나 아류작에 가까운 줄거리가 문제다.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노력과 섬세한 묘사를 한순간에 망쳐버린 것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감동했던 영화 작품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점뿐이기 때문에 더더욱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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