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젊음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팀 로스 외 출연 / 영상공감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때는 미국을 대표하는 천재 감독이었던 프란시스 F 코폴라가 이제는 10년 만에 겨우 찍는 영화도 유럽의 작은 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나 싶은 마음에 영화도 보기 전에 서글픔이 밀려온다.

솔직히 영화 자체도 이해할 수 없는 환영과 종잡을 수 없는 불교 사상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에 즐겁게 보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평생 수천 편의 영화를 보면서 보다가 잠든 경우는 두어 번밖에 없었는데, 이 작품은 졸음을 참기 힘들었다.

주인공 팀 로스의 연기는 참 좋았다.
'인크레더블 헐크'같은 블록버스터나 '저수지의 개들'같은 스릴러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개성 있는 연기를 펼쳐보이던 배우였는데, 이 작품에서도 수십 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주인공을 훌륭하게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명성과 주연배우의 연기, 맷 데이먼의 특별출연같은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허투루 볼 영화는 아니다. 그저 황당한 졸작이라고 폄하하기에는 감독과 배우들의 무게감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야 비슷한 소재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같은 작품보다는 훨씬 깊이 있는 작품일 테지만, 평범한 관객의 눈으로 보기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지루하고,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윤회 사상인지, 집착에 대한 덧없음인지 아니면 젊음의 소중함인지, 인도 철학과 노장사상인지...
(마지막 수첩 속을 보면 장자의 호접몽은 이 영화와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이 작품을 즐기기 위해서 비슷한 줄거리, 학문적 열정을 이루기에 인간의 시간이 너무 짧다는 내용의 '파우스트'같은 고전까지 이해해야 하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개인적임 감상과는 상관없이, 이 작품이 '숨은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프란시스 F 코폴라의 추락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제에서의 의례적인 박수와 긴 침묵, 뒤이은 상반된 평가들... 코폴라 감독에게는 적당하지 않은 수준의 평가다.

어쨌든 섣불리 이러쿵저러쿵 할 수가 없다. 그가 젊은 시절에 보여준 놀라움만으로도 이 작품을 함부로 폄하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그의 천재성이 시대를 앞서간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과연 내가 몇 살이 되면 이 영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주인공의 나이인 일흔 살이 되어서 다시 본다면 감흥을 느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