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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배 주식 - 최고의 주식을 고르는 단 하나의 길
크리스토퍼 마이어 지음, 송선재 옮김 / 워터베어프레스 / 2019년 7월
평점 :
한 30년 뒤에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네 아빠가 너만할 때 삼성전자라는 주식이 겨우 몇만원 밖에 안했는데 내가 그걸 사놨더라면... 이런 얘기를 할 것만 같다.
지금은 관심조차 가지 않는 주식이지만 5년, 10년 뒤에 수십, 수백배에 이르는 수익률을 안겨줄 주식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최근들어 자주 그런 생각을 하기 되었다. 어떤 사람은 가상화폐로 수십억을 벌고, 누구는 신라젠으로 몇 십배의 수익률을 올리고, 5년 전 아마존 주식을 사라고 했던 지인은...
과연 그런 경이적인 투자의 비결은 전적으로 운이었을까. 아마도 누군가 내일의 스타벅스와 내일의 아마존, 내일의 애플을 연구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아마존 주식서적 분야을 검색하던 도중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수천 권의 책을 읽고, 1천편이 넘는 서평을 썼지만, 이번처럼 운명적으로 내 손에 들려진 책은 처음이었다.
좋은 주식을 분석하는 책들은 이미 수없이 많이 출간되어 있다. 버핏의 이름을 빌린 책이건, 가치투자를 내세우는 책이건 간에 말이다.
하지만 1970년대 버크셔헤서웨이도 53퍼센트의 하락으로 반토막 난 적이 있다. 이때 워런 버핏이라는 풋내기에게 진저리를 치며 주식을 팔아치웠다면 이후 수십년동안 계속된 복리의 마법을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가 주장한 커피캔 포트폴리오는 '펑생 보유할 주식이 아니면 단 하루도 보유하지 말라'는 버핏 스타일의 조언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실제로 버핏의 투자방식이 꼭 이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은 예외로 하자.) 그러나 저자는 커피캔이라는 개념이 버핏의 낙관주의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커피캔 개념이 엔젤투자같은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또한 유명한 100배 기업인 아마존, 펩시, 애플같은 기업들도 금융위기나 경영위기로 80퍼센트의 하락을 하며 투자자들의 의지를 시험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 책이 100배 주식에 관한 일목요연한 정답표를 나열해 주지는 않는다. 중간중간의 합리적인 의심들, 성공 사례가 그대로 실패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구심이 종종 들기도 한다.
저자도 결론에서 마법같은 공식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컴컴한, 안개가 자욱한 투자의 여정에서 홀로 암중모색 해야 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손전등같은 존재가 되는 책이다. 늘 지독한 인플레이션과 싸워야하는 현대의 투자자들에게,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버블 상태의 미국 주식 시장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의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과 다음번 대공황을 대비하는 내용에 관한 뒷부분의 내용들이 의미심장하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은 안되더라도 통찰력을 기르고 소양을 쌓는데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