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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라이징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창해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니발 라이징’은 이전까지의 명성에 비하면 흥미진진함도 떨어지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도 없다.
솔직히 그 유명한 한니발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굳이 책을 집어들만 한 매력도 없는 작품이다.
고니 한 쌍의 죽음 같은 장면에서처럼 간혹 스티븐 킹의 소설같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끌어내기도 하지만, 한니발과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눌 것 같았던 레이디 무라사키와의 관계도 결국 지지부진해지고, 어린 주인공에게서는 원숙한 한니발이 갖고 있던 천재성과 악마성도 느낄 수 없었다.(세련되고 우아한 악당이라기보다는 그저 좀 섬세하고 어설픈 괴물에 불과해 보인다. 작품 자체가 프리퀄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인공의 미숙함은 어쩔 수 없는 설정일 테지만 한니발의 고유한 매력이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포필 경감의 존재감도 스탈링 요원이나 그레이엄에 비해 좀 미약한 편이다.
게다가 시종일관 등장하는 일본의 시와 서예, 역사, 예술에 관한 이야기는 일본문화에 심취한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을 보여줄 뿐이다. 기존의 한니발 시리즈를 생각하면 너무도 뜬금없어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