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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트루퍼스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5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꽤 많은 독자들이 이 SF고전을 밀리터리 액션에 심취한 작가의 판타지거나 군국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힌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스타십 트루퍼스'를 단순한 군사SF물이라고 부르기에는 그 의미심장함이 꽤 인상적인 걸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보다 효율적이고 조직적인 국가에 대한 동경, 더욱 강력한 국가관의 추구 같은 엘리트주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스타십 트루퍼스'가 반공주의나 군국주의, 엘리트주의를 그리고 있다는 해설자의 말에 공감한다.)
작가는 거친 표현들과 세밀한 묘사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간다.
20세기 스타일의 군국주의를 조롱했던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와는 달리 하인리히는 진지하게 힘과 자유, 권리에 따르는 의무를 고민하는 것 같다. 그저 무조건적으로 폭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심사숙고 한다.
청소년 범죄와 강력한 체벌에 관한 저자의 주장을 비롯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통제된 폭력이라는 전쟁에 대한 정의, 20세기 군대에 있어서의 장교들의 위치와 관료주의에 대한 비난, 인구증가와 종족의 멸망에 관한 고찰이 너무도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다. 몇몇 내용에서는 나도 모르게 동의하게 될 정도다.
방사능 부족으로 인한 유전적 결핍 같은 일부 내용을 제외하면 과학적 상상력도 그리 촌스럽지가 않다. 오히려 최신 SF물들보다 훨씬 리얼하고 꼼꼼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특히 강화복에 관한 부분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이후의 SF영화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영화에서 묘사되지 않은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스타십 트루퍼스'라는 걸출한 SF대작을 읽었으니까 이제는 '스타십 트루퍼스'의 영향을 받은 동시에, 안티테제라고 하는 '영원한 전쟁'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