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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올해의 추리소설 -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산다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올해의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적어도 한 작품 정도는 김전일이나 앨러리 퀸 스타일의 정통 추리소설이 끼어있을 줄 알았더니 전부 인생의 비장함을 이야기하거나 이상심리에 관한 고찰, 판타지에 가까운 스릴러들 뿐이다.
그리고 작품들의 재미도 '올해의'라는 표현이 조금 쑥스러울 정도다. 그저 비교적 괜찮은 단편들 수준이다.
'숟가락 두개'는 삶의 씁쓸함을 보여주는 순수문학 같다.
주어진 운명의 무게를 감내해야 하는 인간의 비극을 잘 그렸다고 생각한다.
'차바퀴 밑의 인생'에서는 사건의 전모가 대략 밝혀지지만 깔끔하게 끝맺지 못하는 작품으로 분위기가 다소 어정쩡하다.
'스튜디오 몽'은 스티븐 킹의 소설 같다. 조악한 상상력의 판타지 물로 올해의 추리소설이라고 부르기에는 영 어색한 작품이다.
'당신의 선물'과 '짐승을 처단하다'는 틀에 박힌 전개와 예상 가능한 반전의 모범적인 작품이다.
'뫼비우스의 꿈'은 악마와의 계약이라는 평범한 소재의 작품이지만 비교적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주초위왕'은 소재는 기발했으나,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기묘사화에 관한 설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정작 사건 자체는 약간 아기자기했던 것 같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은 살인자의 심리에 관한 치밀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정신이상과 환상, 잔혹함이 아닌 순수한 추리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