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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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선생님 돌아가시기 얼마전에 신문에서 "옛날의 그 집"이란 시를 접했다. 창작과비평에 실렸다고 그랬었나. 딱히 아름답게 서정적으로 쓰여진 시는 아니었지만,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인 듯하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있다니...
그리고 얼마후 선생님의 임종소식을 들었다.
시집 전체에서 선생님의 삶에대한 생각을 느낄수가 있었다. 시집이긴하지만 마치 수필처럼 당신이 생각하셨던 삶에서 아름답고 중요했던 생각들을 기록한것 같다. 아마도 떠나시기 오래전부터 본인이 떠나실 것을 준비하시고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적어서 "버리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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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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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고 떠오른 기사가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 임금 100엔. 일제 시대에 강제징용되어 일한 우리 할아버지네 이야기이다.
"응축된 시와 진솔한 산문으로 박탈당한 삶의 풍경을 그려냈다." 헤르타 뮬러의 노벨 문학상 선정이유이다. 이 책이 노벨상 수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이 책은 노벨상 수상 이후 출간된 것 같다), 저 말만큼이나 이 책을 잘 설명해주는 것은 없을 것 같다.
내 시대의 사람들, 일제시대는 그들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멀게는 증조할아버지 정도 세대에 겪었던 그런 것. 강제 징용은 말로만 들어본 세대. 그것이 무엇이었는 지를 이 책이 알게 해 주었다. "박탈당한 삶".
이런 저런 책과 TV를 통해서 그 시대, 그 삶에 대해서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들의 삶을 동정하고 불의에 분노하고. 무엇이 불의인지도 모른채. 이 책에도 불의가 나온다. 영화에서 본 그런 것들. 착취하고 구타하고.. 그런 지배자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그런 불의가 아니다. 불의에 대항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한 마디로 "박탈"이다. 그게 불의인 것이다. 강제 노역자들을 때리고 그들을 착취하고.. 그건 불의의 본질이 아니다. 헤르타 뮬러는 그런 비 본질적인 불의를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지금까지 내가 깨닫지 못했던 본질을 깨닫게 해 주었다.
"미쓰비시 임금 100엔". 여기에서 본질은 100엔이 아니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삶을 박탈하고... 박탈당한 사람들은 그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평생 괴롭게 살아가고... 박탈한 사람들은 "나는 정당한 댓가를 지불했다"라고 말하고 살고... 그 "댓가"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 사람들도 알아야 할 것이다.
어떤 일본인이 이렇게 말한다. "우리도 원폭피해자다"라고...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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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하서명작선 82
장 폴 사르트르 지음, 강명희 옮김 / (주)하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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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순수한 영혼을 가진 로캉탱이라는 사람의 구토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가끔 한 번씩 느껴지는 무엇인가의 존재감. 표현할 수 없는 역겨움.
존재하는 것들에는 그것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또 사르트르와 함께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는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존재한다는 것은 부조리하다. 이 알수 없는 부조리가 구토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부조리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까뮈는 "시지프스 신화"라는 책 한 권을 썼다. 이 책도 같은 맥락이다. 존재한 다는 것의 부조리. 나로서는 이 부조리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의 이해로도 이 책에서 로캉탱이라는 사람은 왜 구토를 느끼는지 그리고 왜 그 구토가 사라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평소 실존주의 문학을 접해 본 사람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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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 - 1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1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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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권을 다 읽고 리뷰를 써야 했겠지만...
굴곡과 아픔이 많았던 조선말 일제시대... 신분제도는 무너지고 신분상승을 위해 서로 배신하고 남의 힘을 등에 없고 같은 민족을 핍박하고 그들의 재산을 빼았았던.. 아팠던 서민들의 역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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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눈 청목 스테디북스 92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박정수 옮김 / 청목(청목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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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책 전반에 있는 죽음에 대한 느낌 그리고 그를 따르는 허무한 마음. 각 주인공들이 하는 행위에는 왜 그걸 하는 지 이유가 없으며 항상 죽음의 냄새가 있다. 헤밍웨이의 작품은 항상 죽음의 냄새를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죽음이 의미하는 것은 불행, 이루지 못한 무엇인가에대한 안타까움.. 이런 것들이 아니다. 그냥 아무 의미 없다.
킬리만자로의 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죽음이 있는데 죽음에 대한 느낌이나 판단이 없다. 그냥 죽는 것일 뿐이고, 허무할 뿐이다.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자연과 싸우는 인간의 위대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 작품 역시 전반에 깔려있는 죽음 그리고 허무함이 더 주요한 내용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자연과 대항해 싸우는 인간, 왜 싸워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가 없고, 싸우고 나서 얻는 것도 없으므로 그저 허무한 싸움일 뿐이다. 내가 읽은 헤밍웨이의 전 작품이 그렇다. 특별한 이유없이 싸우고, 죽고 결국은 허무해진다. 이것이 작가가 보여주려 했던 인간의 내면이 아니었을까?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노인과 바다"나 "무기여 잘 있거라" 수준의 수작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듯 하지만 헤밍웨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 갖추고 있는 단편소설이다.
불현듯 그의 초기작이 읽고 싶어졌다. 거기에서도 역시 허무를 보여주려 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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