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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탐닉 - 삶의 질문에 답하는 동서양 명저 56 ㅣ 고전 탐닉 1
허연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교양 [고전탐닉] 허연, 마음산책, 2011
1. 상처를 입어도 그 영혼의 깊이를 잃지 않는 자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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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제목은 이 책 서문에 있는 글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되뇌던 말이라고 한다. 원문은 니체의 책에 나온다.
“나는 사랑한다. 상처를 입어도 그 영혼의 깊이를 잃지 않으며 작은 체험만으로도 멸망할 수 있는 자를.” (21쪽,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민음사, 2011)
‘상처를 입어도 그 영혼의 깊이를 읽지 않으며’ 라고 하는 부분은 누구나 쉽게 공감하는 부분이나, ‘작은 체험만으로 멸망할 수 있는 자를’ 이 부분은 상당히 머리 아픈 구절이다. 니체 사상 전반에 걸친 해박한 지식이 없다면 섣불리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니체의 책은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은 책이다. 난해한 그의 철학 사상을, 시인으로서 시의 형식 빌려 와 은유를 사용해서 한 번 더 비틀어놓았기 때문이다. 니체의 책뿐만이 아니라, 명저(名著)라고 불리는 책은 어렵다. 그런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거나, 평가하는 것은 자체가 모순이다.
저자가 본인의 책을 명저에 대한 ‘사적고백’이라고 하면서 니체의 책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은, 명저를 접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그 책의 좋고 나쁨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의 어느 구절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왔고, 나는 어떻게 이해했으며, 어떻게 변했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저자는 4천 권 이상을 읽은 다독가이면서, 출판 전문기자로 20년 이상을 일한 사람이다. 그의 이러한 겸손함이 이 책의 가치를 높여 주는 것 같다.
이 책 출간 기념 저자 특강에서,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책을 읽다가 보면,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책을 읽는다고 했다. 니체의 책을 읽으면, 카뮈나 카프카의 책을 읽기가 쉬워진다. 그 후에 샤르트르의 책을 읽는 것이 책과 책이 소통하는 한 본보기 일 수도 있다.
저자의 사적고백을 명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명저의 한 구절이라도 직접 읽어보고, 써보는 것이 이 책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목차
알베르 카뮈 /『이방인』---------------- 헤르만 헤세 / 『데미안』
스콧 피츠제럴드 / 『위대한 개츠비』------- 프란츠 카프카 / 『변신』
조지 오웰 / 『동물농장』--------- 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존 스타인벡 / 『분노의 포도』
제임스 조이스 / 『율리시스』-------------- 단테 / 『신곡』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두이노의 비가』------ 장 폴 사르트르 / 『구토』
스탕달 / 『적과 흑』-------------------- 앙드레 말로 / 『인간의 조건』
월트 휘트먼 / 『풀잎』------------------ 제인 오스틴 / 『오만과 편견』
버지니아 울프 / 『등대로』--------------- 괴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윌리엄 셰익스피어 / 『햄릿』------------- 톨스토이 / 『전쟁과 평화』
어니스트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잭 케루악 / 『길 위에서』
가와바타 야스나리 / 『설국』------------- 지그문트 프로이트 / 『꿈의 해석』
찰스 다윈 / 『종의 기원』--------------- 미셸 푸코 / 『광기의 역사』
데카르트 / 『방법서설』----------------- 칼 포퍼 / 『열린 사회와 그 적들』
프리드리히 니체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공자 / 『논어』 -----------------------장자 / 『장자』
플라톤 / 『국가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명상록』
토머스 쿤 / 『과학혁명의 구조』----------- 레이철 카슨 / 『침묵의 봄』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 『논리-철학 논고』-- 에리히 프롬 / 『소유냐 존재냐』
존 롤스 /『정의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애덤 스미스 / 『국부론』
카를 마르크스 / 『자본론』---------------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마셜 매클루언 /『미디어의 이해』----------- 장 자크 루소 / 『사회계약론』
E. H. 카 / 『역사란 무엇인가』------------- 피에르 부르디외 /『구별짓기』
시몬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토머스 홉스 / 『리바이어던』
엘리아스 카네티 /『군중과 권력』------------ 박지원 /『열하일기』
사마천 / 『사기』------------------------ 대니얼 벨 /『이데올로기의 종언』
케이트 밀레트 /『성의 정치학』-------------- 게오르크 지멜 /『돈의 철학』
루스 베네딕트 / 『국화와 칼』
2. 허연
1966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에서 석사,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현대시세계]에서 등단한 시인이며, 현재 매일 경제 신문사 기자이며, 중앙대학교· 한국이버대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있다],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가 있다.
[출간 기념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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