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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6 - 환상 속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본성을 파헤치는 장르문학의 거장 6인 ㅣ 닮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wannabe series 2
마르셀 파이게 외 지음, 이상희 옮김 / 위즈덤피플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예술철학 서평 [판타스틱 6] 마르셀 파이게, 위즈덤 피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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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과 [블레이드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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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미래 세계 대신 허름하고 몰락한 빌딩 숲 사이의 거리. 어두운 하늘에서는 계속 비가 내리고, 아시아 글자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고, 인종들은 뒤죽박죽 섞여 있으며, 하늘에는 광고용 기구가 떠 있고, 빌딩 벽에는 코카콜라 광고가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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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의 첫 장면을 묘사한 글이다. 대학에 갓 입학해서 처음 이 영화는 보았을 때, 충격 그 자체였다. 저 넘어는 꿈과 희망 있다고 생각했지만, 벽 넘어 본 세상은 참혹한 현실이었다. [에어리언]의 감독 리들리 스콧, [인디애나 존스]의 헤리슨 포드. 이 영화는 감독과 주연배우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나를 상당히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비디오테이프를 사 다시 보면서, 뭐라고 꼬집어서 말할 수 없지만 묘한 매력을 느꼈다.
이 영화의 원작은 1968년 출판된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이다. 그 후 14년이 지나서 [블레이드 러너]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개봉되면서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 작품 이후로 개봉된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임포스트], [페이첵], [넥스트], [컨트롤러] 등은 모두 필립 K. 딕의 작품이 영화화 된 것이다. 물론 감독이나 배우에 의해서 많은 부분이 재해석이 되었겠지만, 원작자인 딕의 인간관(人間觀)은 그대로 작품 속에 살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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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는 그를 싸구려 소설의 왕자라고 비아냥거린 적도 있었지만, 그가 떠나고 난 후 작품들은 영문학 세미나에서 다루어지면서 이젠 그를 미국의 카프카라 부른다. 지금도 그의 많은 작품이 카프카의 작품과 비교·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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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니라, 내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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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남긴 이 말처럼 그의 인생은 한마디로 소설 그 자체다. 카프카는 보험회사 직원이었고 퇴근 후에 틈틈이 글을 썼다. 딕에 비하면 그는 순탄한 삶을 살았다. 딕은 5번의 이혼, 마약중독, 정신병, 자살기도, 고혈압, 경미한 뇌졸중, 평생을 따라다닌 경제적 빈곤 속에서 글을 썼다. 하지만 그의 작품 속에는 카프카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인간애(人間愛)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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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공감하고, 다른 생명체에 동정심을 갖추는 능력이야말로 우리 인간을 돌과 금속, 식물과 동물, 나아가 인조인간과 구분하는 것이다. (필립 K.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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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의 대부분의 작품 속에는 신화(神話)에서 볼 수 있는 인간의 근원적인 원형(原型)이 그대로 살아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SF소설을 수준이 낮은 소설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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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을 포함한 공포· 판타지 소설 등을 우리나라에서는 장르문학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비교적 근대에 생겨났고 대중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비하해서 구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 된 필립 K. 딕을 포함한 장르문학의 거장 6명의 작품은 어떤 순수문학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을 통해서 장르문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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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 나오는 6명의 거장과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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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EN KING (공포의 거장 _ 스티븐 킹)
"눈도 안 좋고, 다리도 뻣뻣하지만, 정신만은 또렷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최대한 잘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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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 K. DICK (미국의 카프카 _ 필립 K. 딕)
"타인, 혹은 다른 존재의 머릿속에 들어가 그 눈을 통해 바라보려는 노력,
이때 그 사람이 우리와 다른 점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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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ISLAW LEM - (미래를 탐구하다 _ 스타니스와프 렘)
"글쓰기는 나로 하여금 기억의 중압감에서 벗어나면서 망각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상상력을 보유한, 논리의 노예다. 나는 실상과 무관한 것을 상상하는 일에 서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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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R. TOLKIEN - (반지의 제왕 _ J. R. R. 톨킨)
"반지 3부작은 나의 피로 쓴 책이다."
"사실 키만 빼고 모든 점에서 나 자신이 호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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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M STOKER - (불로불사의 흡혈귀를 영원한 신화로 만들다 _ 브램 스토커)
"그(브램 스토커의 우상이자 평생 사랑의 대상이었던 연극배우 헨리 어빙)에게 충성하지 않거나
그보다 나를 더 중시한 적은 내 삶에서 단 한 순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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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SHELLEY - (프랑켄슈타인 _ 메리 셸리)
“어쩌면 시체를 다시 소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피조물의 각 부위를 제작해 조합한 뒤 생명의 온기를 공급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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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