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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사랑하고 싶어져 - 시간산책 감성 팟캐스터가 발로 쓴 인도이야기
김지현 글.사진 / 서교출판사 / 2013년 4월
평점 :
인도를 다녀오지 않은 나로선 인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기 힘들다. 한 달간의 계획을 짜고는 함께 나서지 못했던 친구에게 미안함이 제일 먼저 생각나고, 연수 중에 만난 한 이는 연수를 마치며 짐을 부치고는 네 번째 인도로 훌쩍 날아가는 걸 보면서 또다른 부채감을 느껴지곤 했다.
언젠가는 싶으면서도 실상이 아닌 활자들로만 만난 인도라는 곳은 갈 수 있을까?아니, 가면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자꾸만 들게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에서 시작된 인도에 관한 여러 책들에 또다른 인도에 관한 다른 책을 잡게 됐다.
제목부터 인도 여행기치곤 예사롭지?^^) 않았다. 요지경 속 세상 인도에서 어찌 그리 달달하게 적을 수 있지? 싶었다.
읽어가다 보니 대학생이다.
그럴 수가 있구나! 젊어서 그럴 수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에게 왜 태어났느냐고 물을 때가 참 많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런 불평을 하면 안 된다.
내가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엄마 품안으로도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진다.
그저 살아있는 모든 내 생체의 감각에게 감사해야만 한다.
그것이 현재의 인생, 즐거운 목적을 만들어 나가는 시발점이니...
미안한 만큼 의무를 져야 한다. 그것은 행복해야 한다는 사명이 아닐까?
해맑은 치킨 동냥 꼬마 中 174p
신분이 높은 사람은 물론 일반인으로부터도 부시당하는 계층(173p) 세 살 남짓 불가촉천민에게 KFC 한 조각을 주고도 번뇌가 많아지는 곳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 모르는 곳에 간다는 것,
둘 모두 여행이다.
오지로의 여행, 내면으로의 여행,
새로운 것에는 거부감, 불편함과 함께 낯설음에 오는
궁금증과 신선함 같은 것도 다가온다.
그런데 나는 더 이상 신선함을 찾을 수 없는 삶을 살아왔고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아주 조금은 달라졌다.
그건 아무래도 이해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은 것 같은 빈손에
‘그래도 많을 걸 가졌구나.’라며
위로와 반성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니까 말이다.
그러다 지겨우면 떠나면 되는 거고, 그래도 좋으면 머물면 되는 거다.
새로운 곳에 도착해도 이삼일 지나면 다른 곳이 궁금해지는 게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왜 자꾸만 목표지가 필요한 걸까?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발 닿는 대로 가보자.
어차피 또 다른 곳이 가보고 싶어질 테니....
단순해지고 싶어서 염증을 덜고 싶어서 떠나는 여행에서도 똑같다.
염증은 똑같이 있고 내 주머니의 여비가 떨어지진 않을까 복잡해지지.
그런데 여행이 조금 더 좋은 거라면, 조금이나마 팔짱끼고 바라볼 수 있다는 거야.
그것만으로도 염증은 조금 덜어지지.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염증이 시작되니까.
한국을 떠나면 여행이 시작되는 줄 알았어.
비행기를 타면 편안하고 안락한 이상형으로 데려다 줄 것만 같았어.
그런데 인도는 매일 매일이 여행의 연속이야.
내가 역마살이 도졌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곳에 온 거 같은 느낌이 들거든.
책을 한 잔 한 장 넘길 때마다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것처럼.
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은 비슷해도 공기는 달라. 같은 땅, 같은 나라인가 싶을 정도로.....
그래서 항상 기대되면서 항상 긴장 안에 나를 머물게 하지.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반나절이면 나도 그 안에서 같이 숨 쉬고 웃고 있다는 거야. 처음의 긴장은 다 사라지지.
그러다가 싫증이 나고 그러다가 재미가 없어지면 다시 배낭을 메고 떠나면 되는 거야.
그려지지 않는 도시로 말이지.
그게 여행이야.
그러다가 떠나온 곳이 그리워지면 다시 돌아가서 머물면 돼.
그게 인도야.
떠날 때와 머무를 때 中 175-178p
바라나시의 보트맨 철수씨도 만나고,
그나 저나 블루시티로 불리는 라자스탄의 조드푸르(Jodhpur)가고 싶다. ‘김종욱 찾기’에 나왔었다는데 난 왜 본 기억이 없지?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