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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조조 모예스의 새 책이 나왔다는 알라딘의 책소개를 보고나니,새삼 생각나는 그녀의 책. 데뷔작이라고는 느끼지 않을 정도로 흡인력 있게 읽혔다.

 

게으르기 짝이 없다보니 워드에 적어놓은 글도 올리지 못해 오늘에야 올려본다.   

 

 

윌이 사고를 당한 후로는 1년 동안 정원 일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만은 아니었다. 물론 한도 끝도 없이 긴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을 뿐 아니라 차를 타고 병원에 왔다 갔다 하고 진찰을 받는 것도 보통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었다. 인정에 호소해 6개월 휴가를 받았지만 시간은 턱없이 모자랐다.

하지만 그보다는 갑자기 아무 의미가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정원사한테 돈을 주고 깔끔하게 다듬어달라고만 하고서,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한 번 제대로 눈길을 주지도 않았다.

그러다 윌을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을 때, 별채 수리를 끝내고 준비를 마쳤을 때에야 다시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이유를 찾았다. 내 아들이 바라보고 있을 만한 걸 만들어주어야 했다. 그 애에게 소리 없이 말해주어야 했다.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고, 자라나든 시들어 죽어가든 삶은 계속된다고. 우리 모두 그 위대한 순환 고리의 일부라고, 오로지 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어떤 패턴이 있다고.

물론 그 애에게 내가 그런 말을 해줄 수는 없었다. 윌과 나는 원래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에는 더 큰 뜻이 있고, 더 밝은 미래가 있다고, 말 없는 약속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151-152p

 

 

너무나 부유한 남자와 밝고 긍정적이고 착하기만 한 여자 이야기.

 

도시를 누비던 ‘천재 경영인’, 전직 스카이다이버, 스포츠맨, 연인이었던 윌 트레이더가 경추부상으로 졸지에 사지마비환자.

그 웃기는 옷들과 거지같은 농담들과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숨길 줄 모르는 그 한심한 무능력까지(534p)한 루 클라크

이 둘의 조합? 상상이 되나?

 

너무나 부유한 남자와 밝고 긍정적이고 착하기만 한 여자 이야기.

뭐야? 하면서 처음 읽어나갈 때는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 [Dying Young]의 소설판인가? 하다가 거기에 프랑스 영화 [1%의 우정]까지 합쳐진 이야기인가 했다. 그런데 더 강하다.

 

스위스 디그니타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알게 된 계기가 된 책이다.

제법 두꺼운 분량에도 스피디하게 읽혀져 끝내는 아껴 읽고 싶어지는 책.

 

모리셔스 제도의 시우사구르람굴람 국제공항에서부터 윌과 루, 네이선의 이야기는 해피 엔딩을 말해주는 듯 했지만, 스위스에 도착하고 나서 루의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다.

카페 마르크에 앉아 윌의 편지를 읽는 루의 모습에서는 정말 ㅠ.ㅠ.

당신은 내 심장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534p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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