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타우노 일리루시 지음, 박순철 옮김 / 마당넓은집(등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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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음식에도 편식현상은 나타난다. 외식 문화를 받아들이면서도 미주지역에 집중되어...이탈리아 음식인 pizza도 '핏짜'라기보다 '피자'로 읽히며 미국식피자에 입맛이 익숙해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니, 음식보다 외래 문화의 경우는 미주편향이 더욱 심각한 듯 하다. 영화, 문학, 문화까지...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진다.'는 단순한 논리가 정설인 듯 따라가고 있으니...그런데 여기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외국의 부부를 한 쌍 만나게 된다. 43년 간(우와!!!-엄청나다)이나 결혼 생활을 함께 한 토르와 안니라는 노부부 말이다. 병이 걸린 안니 때문에 궁리를 하던 토르는 함께 죽기로 생각하기에 이르고, 수면제를 사다 모은 뒤 함께 자식처럼 아낀 집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그 힘.... 그 사랑의 힘...

'토니와 안니는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였고 뗄 수 없는 하나였다.~ 그들의 사로와 영혼, 그리고 모든 생활은 수없이 많은 실로 연결돼 있어서 한 사람만으로는 존재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오직 함께 있을 때만, 함께 보고들을 수 있을 때만 그들은 완전할 수 있었다.(71~72p)'

'차라리 서로를 너무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았다면 상처를 입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바로 사랑이 문제이다. 모든 즐거움과 슬픔을 함께 나누었던 그 사랑이.....(87p)'

그 사랑의 힘이 토르의 일상이 안니 없이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49p)상태가 돼 버리는 것이다.그래서, '우리 두 사람 모두 의식과 분별력이 확실한 상태에서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떠나는 것이기 때문이다.~~우리가 존엄성을 잃지 않고 행복한 가운데 세상을 하직했다고 써주기 바란다.(148p)'라는 편지를 남기고 죽음을 속이는 토르와 안니를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것이다. 먼 북구유럽 핀란드에서 온 이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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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처드 칼슨 지음, 강미경 옮김 / 창작시대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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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상깊게 읽은 적이 있는 <내 인생 내가 선택하여 산다>를 웨인 다이어와의 개인적 편지글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조화롭게 사는 데는 두 가지 규칙이 있소. 첫째,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라. 둘째, 모든 것은 다 사소하다....(작가의 말 중)' 그래서 원제목도 바로 그대로인 것이다. <DON'T SWEAT THE SMALL STUFF···and it's all small stuff>

이 책에 예를 들어 나오는 사람의 얘기가 모두 나를 빗대어 하는 말인 것 같았다. 한국 사람하면 모두 '빨리빨리'란 말이 떠오른다할 만큼 나도 그런 사람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성질 급함까지 보태어져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리.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읽으면서 느끼는 실생활과 격리되는 것과 같은 그런 내용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현 생활에서 자기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

쉽게 흥분하고, 욕하고, 짜증내고, 부정적이고, 불안한 사고에 초조해하고, 늘상 바쁘고..... 공격적이거나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항상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고, 비관적 눈길로 바라보고, 참견하기 좋아하고.....

여지껏 생활과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건 모두 정답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나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그런 생활에 길들여져 있었는데, 혼자만 그런 생활을 한 것처럼 아하며 살아가는 게 아니가 싶었다. 거의 반대로 해야할 정도로... 그러면서도 삶에 있어서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 생활자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다니... 한마디로 오!!! 놀라워라.~~ 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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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송이 수선화 1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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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싱, 히피같은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깡패같은 여자 오윤주. 눈빛이 좋은 별지기 김우태....어울리지 않아 보이던 두 사람이 일곱송이 수선화로 연결되고....별볼일 없이 작곡가에, G·M 스튜디오 사장에, 엔터테인먼트 음반 기획책임자, 카페 싸일런스 마다(^^)까지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던 그녀와 별 때문에 모든 일상이 별과 함께 하기 위해사생활조차 없는 그.

너무나 갑자기 시력을 잃은 그녀는 씩씩하게(그녀의 생활은 한마디로 씩씩하다고 밖엔 달리 표현할 수가...) 삶을 살아내지만, 곁에서 보다 못한 우태가 천체를 관측하는 일이 주인 그도 너무나 중요한(하긴 누구라고, 눈이 중요하지 않을까만) 한쪽 눈의 각막을 떼어내어 주게 되는데.... 그도 태기산 개기월식에서 사고로 남아있던 한쪽 눈마저 잃어버리게 되는 황당한 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에서 묻어 나오는 강인한 생활력과 위트 있게, 밝게 살아가는지.. 신체의 장애가 그들의 삶의 정신력을 무릎 굽히게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별을 보던 사람이 별 볼일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먼저 같은 상황에서 본 윤주의 삶의 모습을 교훈삼아 환하게 웃으며 생활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작가의 말에서처럼 비교적(?) 해피 엔드로 맺게 된 것도 좋았고....계속 읽으면서도 어찌 이런 사랑이 싶으면서 너무나 소설적이야... 하다가도 그들의 삶의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건 김영랑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찬란한 슬픔'이 느껴져 왔다. 조금 눈속임이긴 하지만, 장을 넘길 때마다 예쁜 선물 상자의 포장지처럼 좋은 사진과 글들.... 그리고 별자리 이야기들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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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지다 -상
시드니 셀던 지음, 신현철 옮김 / 북앳북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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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적(어떤 의미로 그렇게 분류하는지도 모호해지고 있는 세상이지만^^) 소설의 대명사로 불리는 그의 책들이 남발되는 경향이 많았다. 끝임없이 나오는 책의 내용의 공통점은 화려한 배역을 중심으로, 여자 주인공을 내세우는 점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책도 그런 전철을 그대로 되밟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그의 책은 한 번 쥐면 빨랑 끝을 만나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종군 기자 출신의 TV 프로그램 진행  다나 에반스. 그녀의 애인 제프 코너스.. 세르비아에서 데려온 양아들 외팔이 전쟁고아 케말.

'다나, 내가 당신을 잘 알지 못했다면∼ 치킨 리틀(끊임없이 재앙이 임박했다고 경고하는 사람)이 내사무실에서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오.∼'75
다나는 치킨 리틀의 경고를 처음부터 느꼈던 걸까?

인터뷰했던 너무나 훌륭한 가문의 게리 윈스롭의 참혹한 죽음으로 시작되는 다나의 의혹은 시작. 게리의 죽음으로 그 많은 모든 재산은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는데.... 현대의 성자로 추앙받던 테일러 윈스롭 가문의 1여 년의 걸친 일가족 5명의 죽음에 얽힌 과정을 되밟아 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아주 강력한 무리.. 그 집안과 연관된 이들에 얽힌 의문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성자의 뒷모습에는 러시아 무기를 밀매하는 추악한 무기 상인의 모습이라니... 하긴 근래 소위 부자라는 이들이 그렇게 뭔가 뒤가 켕기는 일로 부를 축적하지 않은 경우가 거의 드물다고 하지만.

하지만 한참을 읽다가 느낀 건 너무나 무모한 모험을 벌이는 다나의 범죄를 추적하는 내용은 로마로, 벨기에에서 심지어 러시아를 가서 시베리아까지 휘저어 다니며 유명한 고위 관리들을 만나고 다니는 내용은 너무나 작위적이다.

게다가 별다른 개인적 상황이 없던 윈스롭가의 비극을 단순한 기자의 직감으로만 움직이게 만든 동기도 엷은데다 무모하리 만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전혀 그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함에도 ....그 많던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적의 편이 되어 버리거나, 곁에 없거나....

샤샤 쉬다노프 장관과 함께 간 시베리아의 지하 200미터 플루토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26 이야긴 nonfiction이긴 하지만 너무하네 싶었는데, 어라 실제 존재하던 13개의 지하 도시 중 하나란다....허걱...

아쉬운 뒷마무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어지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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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호!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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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제목을 접하면서도 친구의 권유로 뒤늦게 읽게 됐다. 제목이 심상치 않았었다. 겅호(Gunh Ho)는 중국어로 공화(工和)란 의미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콩글리쉬의 '화이팅'과 같은 의미란다. 이 책에서 나오는 세 번째 겅호 법칙 기러기의 선물과 관련있다고나 할까?

힘들어져 가는 회사의 책임자로 오게 된 페기 싱클레어가 겅호 친구 인디언 앤디를 만나 배우게 되는 겅호 법칙. 겅호의 3가지 법칙은-다람쥐의 정신, 비버의 법칙과 기러기의 선물-이다. 무엇이든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다람쥐의 정신>, 목표달성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결정해서 움직이는 <비버의 법칙>, '너무나 간단하고, 너무나 당연하며, 너무나 강렬라고 근사한~(141p) 모두들 위한 격려와 응원으로 움직이는 <기러기의 선물>...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내용이지만 가까이에 있지는 않는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간단하게 얘기해 열심히 일하고, 본인이 회사의 주인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거 아닌가? 겅호 친구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모든 것도 책 속에 여러 번 다른 어투로 반복되는 것처럼
'가치는 시간을 두고 시련을 거쳐 수없이 시험하기 전까지는 무의미합니다.(124p)'
'캔버스와 나무로 배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배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급류가 필요하다.(125p)'
'강자가 아니면 상황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29p)는 앤디 할아버지의 말처럼 페기와 같은 강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과연 받아들일 수 있는 말랑말랑한 사고를 가지고 있을까?
또, 나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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