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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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선입견이라는 게 그렇다. 첨엔 단편집이라는 것을 알고 개인적 취향과 맞지 않아서 얼마간 망설였던 터에.. 제목에서 오는 첫인상의 오류...중남미 작가가 아닐까 하는 궁금증으로 읽게 된 책이랄까. 근데, 책날개에 적힌 내용을 보니 '모스크바에서 유태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인으로' 살았다고 돼 있는 것이 아닌가.

단편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짧게 느껴질 꽁트 정도의 분량에 독특한 소재들을 가지고 버무린 이 이야기들 모두의 공통점이라면 어찌나 어둡던지...하지만 [벽]같은 경우 매우 인상적이었다.

'로맹 가리는 권총 자살을 했다지?'하는 생각을 자꾸만 가지게 하는 그런 내용들이었다 고나 할까. 하긴 그 장소들이 페루건, 프랑스건, 미국이라도...마찬가지로 치열한 삶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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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1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6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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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외수 작가의 글이 좀 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 한마디로 언급하긴 힘들지만 말이다. 처음 부분에 열거된 많은 에피소드들과 등장인물들을 어떻게 조리해서 연결시킬지 흥미로웠다. 시인. 기생. 일급 시각 장애인. 사이비 교주. 철가방. 네크로필리아. 전생의 원한을 찾아가는 얘기. 독침연쇄살인범. 범죄학 전공의 전직 교수?. 액자 소설처럼 군데군데 들어앉은 얘기까지 너무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었던 터라 끝부분은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허무함이었다. 처음부터 대충 독침연쇄살인범이 누굴 꺼다 라고 짐작케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그렇게 만드는 이 세상 자체가 훨씬 더 흉물스럽고, 괴물스러운 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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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김훈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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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풀잎들이 속삭이는 노래가 있다. 먼지 나는 시골길 위를 떠도는 바람이 실어다 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도 그런 노래요 이야기이다.' 이렇게 시작하던 전편의 에필로그라도 부제를 단 이 책이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붓꽃 밭에서, 먼지 이는 수많은 시골길에서 피어오르는 노래들이 있다. 이것은 그 노래들 중 하나다.'

원제의 [A Thousand Country Roads]인 것처럼 '마지막 카우보이'인 로버트 킨케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담은 내용이었다. 물론 프란체스카와의 만남을 정리해 보는 로즈먼 다리로의 여행과 칼라일 맥밀런이라는 그의 알지 못했던 핏줄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들이 모조리 길을 통해 이어지는.... 미국 지도를 옆에 두고 함께 길을 떠나는 기분으로 읽게 된 책이라고나 할까.

결국 다시 만나지 못한 채 두 사람 모두의 죽음으로 시작됐던 이야기가 무슨 후편이 있을까 하면서도 미국에서 발간된다는 소식에 궁금했었는데...'마지막 카우보이'인 한 남자에 관한 얘기였던 것이다. 번역자가 바뀐 것도 그런 이유였을까? 남자 번역자여서 일까? 아님 월러의 글이 달라서였을까? 다소 건조한 느낌이 있는 글이었다.

따로 읽어도 좋다고 하긴 하지만 '푸겟사운드'도 '푸젓사운드'로, '쇼티'도 '쇼티즈'(물론 이 책에서도 처음엔 '쇼티'였지만)로 지명이나 장소조차도 바뀌어서 나오니 새로웠다. 어떤 번역이 더 옳은가를 떠나서 통일 시켜주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흰 나방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닐 때' 다시 저녁 식사를 하고 싶으시면, 오늘 밤 일이 끝날 뒤에 오세요. 아무 때나 좋아요.'로 번안된 이 쪽지는 ''흰 나방들이 날개 짓을 할'무렵 다시 저녁 식사를 하고 싶으시면 오늘밤 일을 끝내고 들르세요.'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번역으로 달라지는 느낌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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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암사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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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소지은 남자]에서 만난 만켈의 소설에 등장하는 발란더라는 수사관을 다시 보게 될 거라 생각하고 책 첫머리를 여니 웬 '남아프리카'가 등장했다. 것도 1910년대의. 그래서 발란더를 만날 수 없을까 생각했는데.. 그 두꺼운 책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발란더의 활약을 만나게 됐다. 웬 아프리카인가? 했는데 뒤에 읽어보니 만켈이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단다. 와우.. 스웨덴과 모잠비크라는 그 먼 거리, 또 그 동떨어진 기후가 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쨌든 막연하게 알고 있는 흑백 인종 차별이 많은 나라 정도의 남아프리카와 관련된 한 여자의 실종사건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였다. 등장인물들도 남아프리카 대통령에서 전문 킬러. 구 러시아 요원에다 스웨덴의 경찰까지. 보어인의 비밀결사조직으로 시작된 백인들의 우위 유지를 위한 여러 행동들이 먼 스웨덴에까지 암살요원 교육을 위해 등장하고... 고뇌하는 인간적인 수사관 발란더의 킬러 도와주기 및 그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빠져드는 얘기며 엄청난 분량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단 교정의 문제인지 자꾸만 등장하는 오탈자가 눈에 거슬렸다. 그런데 자꾸 꼬리를 무는 생각 하나.남아프키카의 상황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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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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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이 후에 일어나는 어떤 일들을 가늠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늘 첫인상보다 못하군, 첫인상보다는 좋군. 하는 되뇌임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그의 첫 작품이 내가 처음 읽은 그의 책은 아니지만, 아직도 작품집 '타인에게 말걸기'나 '새의 선물'이 준 강렬함을 넘어서는 책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유독 첫인상이 강렬했던 책의 첫인상 때문인 듯 하다. 그런 투덜거림을 해대면서도 자꾸만 그의 새 책들을 궁금해하고 그의 책을 버팅기다가도 다시 손에 들게 되는 건 무슨 유혹인지?^^

먼저 이번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건 제목들이 멋있군.... 그럼 속 내용은??? 뭐 별다른 것이 없다고나 할까? 성장 소설의 형태를 띤 것도, 현대인의 재미없게(?) 살아가는 내용을 한 것도 모두 말이다. 작가의 색깔이 두드러지는 어떤 특별함을 엿보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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