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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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나는 묘사에서 역시나 김주영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 홍어 때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부재는 계속되고 있는 성장 소설이었다.

초반부에 나오는 눈물에 관한 부분이나, 술도가에서 고두밥을 서리하려는 아이들과 이를 지키는 삼손과의 관계에 관한 부분, 또 거울을 처음 접했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거울주인(이발사)에게 머리카락을 맡긴 후의 놀라움에 관한 부분이라든지, 서양인을 처음 만났을 때의 생경함, 또 이발관에서 처음 본 거울에 관한 함께 이발 가위 섬뜩함에 관한 묘사가 아주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었다.

가까운 지명이라고는 예천 하나로 보아 경북 어느 시골 마을 정도라는 것 정도, 미군이 껌 등을 던져주는 배경정도로 보아 해방 직후나 한국 전쟁 전후일 정도라는 시대적 배경 정도만을 알 수 있는 어느 시골마을에서의 두 꼬마 녀석과 얽힌 성장 소설 형태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어설픈 솜씨의 이발사가 빨갱이가 되어 감악소에 잡혀가는 내용과 사회주의 사상의 사람을 빨갱이라 하던 시절에 당하게 되는 엉뚱한 오해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풍경들이 재미지게 묘사되고 있다. 삼손 장석도와의 이별이 마무리가 되고 있고, 어린 나이에 겪게 되는 옥화와의 죽음에서 예상외로 더 이상 울지 않게 된 영악하던 아우를 인식하게 되면서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딸을 보내는 옥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에서 귀기를 느끼게 되면서라는데, 마지막에 그가 요시찰 인물로 지목되어 주거지 밖으로의 출입에 제재를 받고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의 마무리는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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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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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추천을 받고서 이제야 읽게 된 책이다. 한마디로 말해 모처럼 좋은 책을 만난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며 길을 떠나 여러 사람을 만나는 양치기가 여러 별을 다니며 사람을, 살아가는 방법을 만나던 다소 자라버린 어린 왕자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책표지에도 그런 내용이 있었다.^^ 소설이지만 생각을 많아지게 하는 묘한 느낌의 책이라고나 할까? 거의 페이지마다 한 번 이상씩 인상적인 구절이 등장하고는 했다.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 그의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집시노파, 늙은 왕 등-을 비롯하여 그들과 함께 나누는 대화는 그대로 시였다. 특히, 그냥 '세상 만물은 모두 한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48p)'라는 글이 반복되어 나오곤 했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많이 들었던 얘기지만 정말 산티아고를 따라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다보니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소망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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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가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명혜 옮김 / 창작시대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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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톨스토이가 몸담았던 '독서회'를 통해 알려졌던 글들의 모음이라고 하는데, 모두 생소했다. 하긴 영어로 처음 번역된 것이 얼마되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해설이 끝부분에 있긴 했지만 말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의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재창조하거나 그 시대의 이슈가 됐던 사건들을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지어진 이야기들이 많았다.

톨스토이는 '일생동안 신이란 존재를 이해하고 정의하려고 했다.(225p)' 아마도 이 책의 중·단편에 등장하는 시민들도 그와 함께 늘 그러한 문제를 고민하는 것 같고, [신과 인간]에서 구교도 노인과 권력자들이 백성들을 괴롭히고 속인다고 믿는 신앙에 들떠 목숨을 잃어가는 젊은이의 모습에서도 여지없이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계속되고 있다.

그가 살았던 19C 후반에 20C 초반의 불안정한 러시아의 정치적 소용돌이에서의 그네들의 팍팍한 삶이나 지금의 우리들의 삶의 모양이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과연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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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각본 살인 사건 - 하 - 백탑파白塔派 그 첫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1
김탁환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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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추리 소설이란 장르는 늘상 호기심을 유발하게 한다. 역사의 사건들 속에서 '만약에~'라는 가정 하에 바뀌어질 수 있는 어떤 이야기들을 사실과 함께 엮어가는 그런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실제의 인물의 뒷면을 보기도 하고, 실제의 인물과 가공의 인물이 함께 공존하는 역사소설을 그래서 더욱 재미를 자아내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역사 소설이란 장르로 검색을 하다가 만나게 된 책이다.

정조 때의 실학파 학자들이 주로 활약하던 시절의 이야기인 듯 하다. 정조의 잠행도 상상했던 것 보다 자주-실제도 그랬을까? 역사 이야기에서 언제나 드는 의문?- 등장하고 있고, 연임 박지원, 초정 박제가, 단원 김홍도 등 익히 알고 있는 이름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성 안에 여러 건의 살인 사건을 일으킨 범인으로 조선 제일의 매설가(賣設家, 소설가) 청운몽을 문초하고 형을 집행한 의금부 도사 이명방이가 話者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청운몽 덕?^^에 친구가 된 화광 김진에 관한 이야기를 '매설가로 나갈 뜻은 없지만, 우리들 가슴 깊이 남아 있는 '안타까움'을 대대손손 전하고 싶(14P)'어 소설을 쓰게 됐다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살인 사건의 풀이를 해 가는 김진은 나라와 시대를 옮겨온 셜록 홈즈 같았다. 물론 짧지 않은 분량에 비해 뒷마무리에 힘이 다소 빠진 느낌이 아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 했고, 한자투의 그 시대적 용어들을 책의 뒷머리나 주를 달아내면 일일이 뒤적여 가며 읽으려면 잘 되지 않는데, 곧장 단어 다음에 ( )안에 넣어 해석해주어 읽기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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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 그 두번째 이야기 - 전2권 세트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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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가 미주를 떠나 보내고 난 그 3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책이야 [국화꽃 향기]에 이어 곧 나온 모양이지만 그 3년 정도 기간이 흐른 뒤에 읽게 된 나로선 시간 감각이 함께 가는 느낌이 묘했다.

처음 책을 봤을 때도, 하긴 김하인씨의 책이 거의 가 그렇긴 하지만 영화 장면을 읽는 느낌이 강하다. 마음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묘사도 그렇고, 함께 등장하는 음악에 관한 음악까지를 생각해보면 읽기 싫은 영화 시나리오 모양을 소설로 옮겨 적어놓은 듯한 느낌 말이다.

여전히 승우에게 좋은 감정을 가진 미주의 친구 허정란과 새롭게 등장한 서영은. 두 여자의 사랑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는 승우. 승우와 정란 모두가 죽은 자와 대화하고.... 결국 두 여자 모두를 떠나보내 버리는 마는 끝마무리는 개운치 못했다. 하지만 그런 사랑이, 그런 사람이 있을까? 소설이라는 게 픽션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너무나 현실적이지 않은 주인공 때문에 더더욱 그런 느낌이 강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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