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Jackson - King Of Pop [Korean Limited Edition] (2CD) - 전곡 영어 가사 / 번역 가사 수록 / * 투표자들의 한 줄 코멘트와 청취자 사진 수록 * 4단 디지팩 + 부클릿 + 92 pg소책자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Thiller] 25주년 기념 음반이 재발매되면서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가지고 있던 ADD녹음된 [Dangerous]음반을 아쉬운 마음에라도 들으며  음반을 하나 구입할까 했었는데, 갑작스런 그의 사망 소식에 무지 앨범에 많이 팔린다는 멤버에 동참하게 되어버렸다.  

사실 'THE KOREAN LIMITED EDITION'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더 꺼려지는 MJ의 여러 모음집 하나였는데, 그래도 '한국사람'인지라 제일 귀에 익은 작품들이 많아  이 앨범을 선택하게 됐는데 역시나 좋다.  

일부러 그렇게-하긴 거의 모든 모음집들이 그렇긴 하지만- 만들긴 했겠지만, 노래의 분위기와 연대가 튀고 있는 편집이 맘에 덜 들긴 했지만, 학창시절 많이 듣던 노래들이라 익숙하게 들을 수 있어 좋다. 

disc 2는 좀더 잭슨5시절로 가고 있는 느낌인데, 본 앨범의 탓인지 볼륨이 들쑥날쑥하는(특히, track 8 earth song)하는 느낌이 다소 아쉽다.

 모음집에는 없는 전곡 원어 가사와 함께 '코리언 리미티드'라 번역가사도 있는 것이 MJ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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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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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에 함께한 일들은 어찌 도니는 건지 당신은 알고 있소이?
당신한테 묻고 싶은 말을 내 딸애한테 물었더니 내 딸은 엄마가 그런 말을 너무 이상해, 하면서도,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게 아닐까, 엄마~합디다. 무슨 말이 그리 어려운지. 당신은 알아듣겠소? 이젠 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사실은 모두 여기에 스며들어 있다는데, 느끼지 못할 뿐, 옛날 일은 지금 일과 지금 일은 앞의 일과 또 거꾸로 앞의 일은 옛날 일과 다 섞여 있다는데 이제 이어갈 수 없네. -235쪽

이젠 당신을 놔줄 테요. 당신은 내 비밀이었네. 누구라도 나를 생각할 때 짐작조차 못할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네. 아무도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다고 알지 못해도 당신은 급물살 때마다 뗏목을 가져와 내가 그 물을 무사히 건너게 해주는 이였재. 나는 당신이 있어 좋았소. 행복할 때보다 불안할 때 당신을 찾아갈 수 있어서 나는 내 인생을 건너올 수 있었다는 그 말을 하려고 왔소.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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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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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나만 진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알았다. 이제부터는 일이 더 쉬워지겠지. 하루하루 지날수록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불안은 점점 줄어들겠지. 피터슨은 땅에 묻혔고, 부검으로 무엇이 드러날 위험도 없어졌다. 비행기는 눈에 묻혔으며, 비행기 주변의 발자국들은 영원히 지워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위안은, 내가 스스로를 여전히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었다. 나는 자연보호림 가장자리에서 일어난 사건이 나를 변화 시킬 것이라고, 내 성격이나 특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가 죄책감에 황폐해져서 내 범죄에 대한 공포를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였다. 피터슨의 죽은 내가 발견한 돈과 같았다. 내가 굳이 그 일을 떠올리지 않는 한, 그 일 때문에 내 평소 생활이 달라진 바는 전혀 없었다. 그 일을 떠올리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139-140쪽

나는 몸서리치며 깨달았다. 내 주의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내 자신의 행동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었다. 나쁜 징후 같았다. 지도도 없이 낯선 땅에서 헤매게 됐다는 표시 같았다. 우리는 길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163-164쪽



"다 잘될 거야. 나를 믿어. 잘 헤쳐 나갈 수 있어."
그 말을 뱉자마자 깨달았다. 그런 말은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빠졌을 때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우리 어머니를 보았을 때, 어머니도 그런 말을 했다. 용기를 북돋우기는 하지만 잘못된 말, 눈을 피하고 귀를 닫는 말, 자신이 처한 위험을 부정하는 말. 그런 말을 해야 한다고 느끼다니, 나쁜 징조였다.
-192-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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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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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탈 때나 목욕을 할 때, 찻집에서 기다릴 때, 치과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 아무튼 늘 추리소설이 없으면 안 된다. 갈 장소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 또는 있을 곳이 없다는. 누가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이건 순전히 도피다.
몇 년 동안 그렇다는 걸 인정하기 두려웠지만, 일을 하거나 식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사람을 만나는 등의 내가 정해서 하는 일, 또는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을 할 때가 아니면 나는 늘 책을 읽고 있다.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이다.
가령 내 신변에 굉장히 불행한 일이 생겼다 해도, 재미나는 추리소설이 있으,면 그것을 읽는 동안에는 울거나 한탄하지 않을 것이라도 생각한다. 그 현장에 없으니까.
원하지 않는 장소에 있고 싶지 않은 것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게 된 시가와 텔레비전을 외면하게 된 시기가 얼추 일치하는 것도 납득이 간다. 원하지 않는 정보를 싫든 좋은 보고 듣게 되는 것을 고통스러워하는, 겁 많으면서도 이기적인 정신. 호기심 없는 어린애 같다.
하지만 아마도 그 때문에 나는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기분 좋게 살 수 있는 것이리라. 이것은 하주 중요한 점이다.
추리소설 -177-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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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거닐다 - 교토, 오사카... 일상과 여행 사이의 기록
전소연 지음 / 북노마드 / 2009년 1월
절판


그것은 나에게 빈틈을 만드는 일이었다. 살면서 빈틈을 만드는 일은 삶을 무언가로 채우는 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만큼 쉽지 않다. 언제나 그랬다. 중요한 건 쉽지 않았다. 어떻게든 마련하고 싶은 내 생의 빈틈은 ‘산책’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때로는 ‘여행’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산책에 대하여 中
-54쪽

<방>으로 들어간다.
방에는 있어야 할 것들만,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 기본적으로 나는 자리를 지키는 것들을 신뢰한다.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침대, 선풍기, 책상, 거울.....
나에게 침대는 섬이다. 인생이 지칠 때 어딘가 쉴만한 곳으로 상상하는 한적하고 따뜻한 섬처럼 침대는 하룻밤-적어도 그곳을 빠져나오기 전까지- 포근하고 쉴만한 섬이 되어준다. 때로는 둘만의 밀월을 즐길 수 있는, 야자나무 무성한 어딘가의 남쪽 끝 섬이 되기도 한다. 이왕이면 나는 남쪽 끝 섬을 택하고 시다. 선풍기는 2단으로 돌고 있다. 1단은 밋밋하고 3단은 거슬리고 자연풍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선택은 자연스럽게 2단이었다. 책상은 벽을 마주한다. 그러나 책상에 앉아 던지는 질문에 벽은 늘 묵묵부답이다. ‘벽창호 같은 사람’에게 반응을 얻어 내는 일은 책상에 앉아 해야 할 일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 대답 없음에 답답해지면 거울을 들여다본다. 거울은 비교적 수다스러웠다

숨어있기 좋은 방 中-75쪽

여행의 최고의 매력은 이곳이 아닌 그곳에 놓여 있다는 ‘낯설음’이다. 익숙하던 풍경들과 잠시 이별하고 평생의 한번 올법한 풍경들을 대하는 일. 그것은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자극적인 것이기에 이따금씩 배낭을 꾸리는 것이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일상적인 여행의 매력 中-79쪽

일상적인 여행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교토까지 와서 고작 하는 일이 빈둥거리는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 그것은 여행의 태도인 것이고 나의 여행의 태도는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에 의해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행을 하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것처럼. 이번 교토 여행에서는 의도적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건드렸고 덕분에 나는 일상적인 여행의 매력에 매료되었다.

일상적인 여행의 매력 中-84쪽

모 대학 사진과 수업 중에 교수가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사람들은 한 팔을 잃어도 자신을‘나’라고 인식한다. 그리고 다리 하나를 잃어도 여전히 자신을‘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이 자신의 기억을 잃는다면 그때는 과연‘나’하고 할 수 있을까? 결국 자신의 팔이 내 팔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그 팔을 내 팔이라고 기억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 질문을 듣고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기억’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나온 어느 구절처럼, 인간은 기억이란 연료로 해서 살아가는 것이다.만약 그 연료가 없다면, 그래서 우리 안에 기억의 서랍 같은 것이 없다면 아마도 아득한 옛날에 뚝 하고 두 동강이 나 버리거나 어딘가 낯선 곳에서 무릎을 끌어안은 채, 길바닥에 쓰러져 개죽음을 면치 못했을 존재인 것이다.

기억된 사물들 中-160-161쪽

어쩌면 사람이 사랑을 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특별하게 기억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기억된 시간들, 기억된 얼굴들, 기억된 사물들, 기억된 감정들이 모여서 ‘나’라는 존재를 만든다면 결국 나는 생을 좀더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카메라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도구를 넘어서 생을 기록하는 블랙박스인 것이다.

기억된 사물들 中-160-161쪽

거리를 걷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다 보면 풍경들이 낯설어진다. 낯설어진 풍경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낯선 생을 읽어나간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할아버지의 낡은 운동화를 보며, 욕심 없는 식물을 가꾸는 욕심 없이 살아온 듯한 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유모차와 세발자전거 끌고 산책 나온 네 식구의 고단함을 보며. 적어도 나는 생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시 뜬금없다고 생각한다.

까닭 없이 적적해지는 오후 네 시의 풍경 -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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