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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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에 함께한 일들은 어찌 도니는 건지 당신은 알고 있소이?
당신한테 묻고 싶은 말을 내 딸애한테 물었더니 내 딸은 엄마가 그런 말을 너무 이상해, 하면서도,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게 아닐까, 엄마~합디다. 무슨 말이 그리 어려운지. 당신은 알아듣겠소? 이젠 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사실은 모두 여기에 스며들어 있다는데, 느끼지 못할 뿐, 옛날 일은 지금 일과 지금 일은 앞의 일과 또 거꾸로 앞의 일은 옛날 일과 다 섞여 있다는데 이제 이어갈 수 없네. -235쪽

이젠 당신을 놔줄 테요. 당신은 내 비밀이었네. 누구라도 나를 생각할 때 짐작조차 못할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네. 아무도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다고 알지 못해도 당신은 급물살 때마다 뗏목을 가져와 내가 그 물을 무사히 건너게 해주는 이였재. 나는 당신이 있어 좋았소. 행복할 때보다 불안할 때 당신을 찾아갈 수 있어서 나는 내 인생을 건너올 수 있었다는 그 말을 하려고 왔소.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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