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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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나만 진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알았다. 이제부터는 일이 더 쉬워지겠지. 하루하루 지날수록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불안은 점점 줄어들겠지. 피터슨은 땅에 묻혔고, 부검으로 무엇이 드러날 위험도 없어졌다. 비행기는 눈에 묻혔으며, 비행기 주변의 발자국들은 영원히 지워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위안은, 내가 스스로를 여전히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었다. 나는 자연보호림 가장자리에서 일어난 사건이 나를 변화 시킬 것이라고, 내 성격이나 특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가 죄책감에 황폐해져서 내 범죄에 대한 공포를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였다. 피터슨의 죽은 내가 발견한 돈과 같았다. 내가 굳이 그 일을 떠올리지 않는 한, 그 일 때문에 내 평소 생활이 달라진 바는 전혀 없었다. 그 일을 떠올리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139-140쪽

나는 몸서리치며 깨달았다. 내 주의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내 자신의 행동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었다. 나쁜 징후 같았다. 지도도 없이 낯선 땅에서 헤매게 됐다는 표시 같았다. 우리는 길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163-164쪽



"다 잘될 거야. 나를 믿어. 잘 헤쳐 나갈 수 있어."
그 말을 뱉자마자 깨달았다. 그런 말은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빠졌을 때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우리 어머니를 보았을 때, 어머니도 그런 말을 했다. 용기를 북돋우기는 하지만 잘못된 말, 눈을 피하고 귀를 닫는 말, 자신이 처한 위험을 부정하는 말. 그런 말을 해야 한다고 느끼다니, 나쁜 징조였다.
-192-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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