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침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 신미식 포토에세이
신미식 지음 / 푸른솔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너무나 선명한 사진 한 장 한 장이 어쩌면 그 수많은 단어들보다 더 많은 말(言)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인물들 한 명 한 명이 느껴지는 소름 끼치도록 표정이 드러난, 때로 드러나지 않은 사진 때문에 질투가 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피사체에 가까이 접근해 이들의 영혼까지 담긴 듯한 얼굴을 닮아올 수 있는 건지...

뭐, 인도에서는 자나는 사람들을 찍고 있는데 찍어달라고 해서 찍기도 했다고 한다. 현대에 영혼이 달아날까 두려워하지 않아야 않겠지만 표정이 담기기를 싫어하는데 나도 터키 등을 다닐 때는 낯선 이방인인 나에게도 사진을 찍어 달라 하는 경우가 있긴 했다. 그렇다고 그런 표정을 잡아내긴 쉽지 않다. 아니, 어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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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걷고 싶은 길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그렇게 힘든 일을 왜 할까?
산티아고를 걷던 그를 보면서도 그렇게 느꼈지만 힘들어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는 김남희씨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 아름답다는 프랑스 몽생 미셀 앞도 걸어도 들어가는구먼 싶었는데, 그 아름다워 보이는 초원지가 똥밭....정말 예상외의 모습도 보게 되면서 웃음 짓게 만든다.

왜 그 고생을 하면서 걸을까? 싶더니만 그래도 스코틀랜드 웨스트 하일랜드 웨이, 아일랜드 위클로 웨이, 잉글랜드 레이크 디스트릭트 거리는 정말 걸어보고 싶다.
 

“여행을 했다고 해서 내가 더 노련해지거나 현명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돌아다녔기 때문에 더 늙고 몸만 뻣뻣해졌을 뿐이다.”

아니다. 메스너는 지나치게 겸손을 부린다. 그는 조금씩 현명하게 늙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게 틀림없다.

65p 
 

그도 같은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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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걷고 싶은 길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절판


메스너는 고비 사막 횡단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편안히 내 삶에 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이 드는 법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내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내 마음속 사막 한가운데서 멈추지 않고 반짝이는 오아시스를 향해 행군하고 싶었다."-64쪽

"밤에 깨어서 내 뼈가 모두 있는 게 느껴질 때도, 이제껏 해왔던 것을 머지않아 더 이상 할 수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나 자신의 몰락을 의식하고 있었고, 힘과 능숙함과 인내심도 계속 줄어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이번만 잘 견뎌내려고 할 뿐이다. 이번 한 번만 더 말이다."
질병처럼 엄습하는 외로움 속에서 몸의 쇠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영혼의 버석거림이 느껴진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우울하게 고백한다.
"여행을 했다고 해서 내가 더 노련해지거나 현명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돌아다녔기 때문에 더 늙고 몸만 뻣뻣해졌을 뿐이다."
아니다. 메스너는 지나치게 겸손을 부린다. 그는 조금씩 현명하게 늙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게 틀림없다.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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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 - 적도의 태평양에서 오로라의 북극까지
김지희 외 지음 / 예담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지만 가기 힘들어 단지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았던 곳이나 아주 낯선 곳으로의 여행기이다. 
 

나의 진정한 길벗 <론리 플래닛-남태평양과 마이크로네시아>는 투발루에 20쪽을 할애하고 있었다. 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투발루는 육지 면적을 다 합쳐봐야 마포구 정도. 서울의 20분의 1 면적밖에 안 된다. 그러니 여행자 안내센터나 브로슈어는 필요 없다. 공항이 있는 푸나푸티 섬에 은행과 우체국, 호텔과 택시회사, 중국 식당과 스쿠터가 있으니까.

5,000원을 주고 ‘DAERIM' 스쿠터를 빌렸다. 한국산 중고 대림 오토바이가 투발루에 와 있었다. 스쿠터로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도는 데 40~50분이면 된다. 이게 푸나푸티 사람들이  대부분의 인생을 사는 세상의 전부.

“탈로파!”

‘부르릉 부르릉’ 마을을 취젓고 돌아다니니 사람들이 눈썹을 약간 치켜뜨며 눈인사를 한다. 푸나푸티의 인구가 4,500명. 한 사람 건너면 친구뻘이고, 두 사람 건너면 친척뻘이다. 그러니 1년에 200명이 채 되지 않는 방문객이 들어오면 당연히 투발루 사람들의 레이더에 잡힌다.

143p

태평양 한복판에 눕다-투발루 
  

이미 물에 잠기기 시작해 국토를 포기했다는 투발루는 여행객이라고는 환경 문제 때문에 나타나는 사람 몇 명 뿐이라는 투발루의 여행기는 더욱 인상적이다.

투바 공화국이라는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곳을 가느라 ‘크라스노야르스크까지 기차로만 3박 4일’(33p)도 모자라 거기서 ‘다시 아바칸까지 17시간 야간열차를 탄다. 아직 기절하지 않았다면 아바칸 역에서 키질행 버스에 올라 10시간만 더‘(33p) 달려... 오로지 북극곰에 꽂혀 알래스카 중에서도 제일 북쪽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카크토비크, 북위 78도 14분의 이름도 낯선 스발라르를 24시간 내내 백야현상을 보러 북극 체험하러, 마을 사람들 300명 중 250명이 한 건물에 사는 신기한 곳 위티어의 베키츠 타워 등 ...정말 제목 그대로 어디에도 없는 그곳을 여행가 또는 그만큼의 방랑벽이 있는 여러 명의 기자들이 글을 맛나게 쓰고 있다.

각 글의 말미에 있는 위치, 교통 등 information이 좋은데, 특히나 낯선 그곳들의 역사와  매력 포인트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의 내용이 재미있다. 사진들도 다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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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 - 적도의 태평양에서 오로라의 북극까지
김지희 외 지음 / 예담 / 2008년 6월
품절


비행기가 바다로 다이빙하기 시작했다. 수바 공항에서 푸나푸티섬까지 2시간 50분을 달려온 50인승 프로펠러기가 난데없이 하강했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파아란 바다. 기체가 파도에 닿을 기세다. 아니, 대체 활주로가 어디 있다고 착륙이야?
‘이 광활한 바다 어딘 줄 알고 찾아가는 거야? 불시착하면 구조대가 우릴 찾을 수나 있는 걸까?’이륙 직후부터 온갖 불안과 흥분으로 안절부절못하다가 잠깐 존 사이에 비행기가 바다로 내리 꽂히고 있는 것이다. 좌석이 절반도 채 차지 않은 에어피지에서 외국인은 우리 일행과 일본인 청년들뿐이었다. 나머지 승객들은 대부분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에서 ‘이주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금의환향하는 투발루 젊은이들이었다.
급작스레 활주로가 나타났다. 비행기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활주로의 왼쪽 끝에서 착륙하기 시작한 기체는 오른쪽 끝까지 가서야 요란한 굉음과 함께 가까스로 섰다. 한숨 돌리는데 이번에는 선체가 낑낑대고360도 기수를 돌리더니 공한 건물 앞까지 슬금슬금 기어갔다. 기장을 용케도 찾아냈다. 가늘고 긴 눈물처럼 생긴 섬, 투발루.

태평양 한복판에 눕다-투발루 중-140-141쪽

나의 진정한 길벗 <론리 플래닛-남태평양과 마이크로네시아>는 투발루에 20쪽을 할애하고 있었다. 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투발루는 육지 면적을 다 합쳐봐야 마포구 정도. 서울의 20분의 1 면적밖에 안 된다. 그러니 여행자 안내센터나 브로슈어는 필요 없다. 공항이 있는 푸나푸티 섬에 은행과 우체국, 호텔과 택시회사, 중국 식당과 스쿠터가 있으니까.
5,000원을 주고 ‘DAERIM' 스쿠터를 빌렸다. 한국산 중고 대림 오토바이가 투발루에 와 있었다. 스쿠터로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도는 데 40~50분이면 된다. 이게 푸나푸티 사람들이 대부분의 인생을 사는 세상의 전부.
"탈로파!"
‘부르릉 부르릉’ 마을을 취젓고 돌아다니니 사람들이 눈썹을 약간 치켜뜨며 눈인사를 한다. 푸나푸티의 인구가 4,500명. 한 사람 건너면 친구뻘이고, 두 사람 건너면 친척뻘이다. 그러니 1년에 200명이 채 되지 않는 방문객이 들어오면 당연히 투발루 사람들의 레이더에 잡힌다.

태평양 한복판에 눕다-투발루-143쪽

추락. 짧은 몇 소 사이 머릿속에서 삶과 죽음, 두 가지 명제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혔다.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고 전나무 숲을 질러 나는 듯싶더니 별안간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게 아닌가. 비명이 터져 나왔다. 노련한 조종사만 파로 공항 진입이 가능하다는 소문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지구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나라의 비밀을 훔치다 부탄 왕국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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