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깨어서 내 뼈가 모두 있는 게 느껴질 때도, 이제껏 해왔던 것을 머지않아 더 이상 할 수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나 자신의 몰락을 의식하고 있었고, 힘과 능숙함과 인내심도 계속 줄어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이번만 잘 견뎌내려고 할 뿐이다. 이번 한 번만 더 말이다."
질병처럼 엄습하는 외로움 속에서 몸의 쇠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영혼의 버석거림이 느껴진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우울하게 고백한다.
"여행을 했다고 해서 내가 더 노련해지거나 현명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돌아다녔기 때문에 더 늙고 몸만 뻣뻣해졌을 뿐이다."
아니다. 메스너는 지나치게 겸손을 부린다. 그는 조금씩 현명하게 늙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게 틀림없다.
-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