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니 참 좋았다
박완서 지음, 김점선 그림 / 이가서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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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니 참 좋았다.....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말씀이다.

옛날 이야기 혹은 더 오래된...흘러 흘러 내려온 이야기들을 보는 듯한 느낌...

그 안에는 사람의 온기가 숨어 있었고, 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부드럽게 놓여 있었고, 때로는 삶이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를 함께 해주고 있는 책이다.

힘든 일을 끝내고...돌아온 저녁. 책을 읽으면서 마음 속에 이는 잔잔한 파도...때로는 푸하하하하고 웃기도 하면서 모처럼 책이 행복을 준 것 같았다.

 

세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더없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책...비록 책 속의 삶의 모습이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의 전부는 아니지만 분명 우리 삶 안에서도 '보시니 참 좋았다'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항상 가지고 살아간다고 믿는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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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 년 고려사
박종기 지음 / 푸른역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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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고려사는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었던 '고려'라는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새롭게 해준 책이다.

무엇보다 역사교과서에서 항상 반복적으로 외치는 우리나라 중심의 역사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흥미를 끌었고, 또한 각 개별 주제 하나 하나가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체제에서 한번쯤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문제들을 드러내놓고 있었기 때문에 역사의 과거와 현재성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작가가 모든 것을 아우려려는 욕심을 벗어던지고 정말 '고려'에 대한 오해를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썼다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

가령 무인정권기의 몽고 침입을 자주이냐, 사대이냐의 관점에서 적절한 근거로 이해를 시켜주었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음은 물론, 오늘날 문제가 되고 있는 '호주제'의 개념을 완전히 뒤엎어 버리는 '본관제'의 기원과 그 의미 설명은 충분한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원간섭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고, 역사는 흑백으로만 보아서 그 깊이를 제대로 알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시 사회제도나 일반 민중들의 인식이나 그들의 생활상을 놓친 것은 아니다. 역사의 전개과정에서 그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받았고, 그에따라 어떤 삶을 개척해 나가야했는지도 상세히 보여주었고, 딱딱한 제도사에 대한 이해도 쉽게 할 수 있도록 그 배경을 잘 설명해 놓고 있다.

다만 여러가지 소스를 보여주다 보니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깊이가 덜 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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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까치글방 86
니콜로 마키아벨리, 강정인 옮김 / 까치 / 199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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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키아벨리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말하는 이상화된 정치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정치상황을 이야기 하고자 함을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한다. 따라서 자꾸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적인 도덕을 내세우기보다는 직접 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에 대해 그 어려움들을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지혜롭게 이겨낼 것이냐가 마키아벨리의 관건이다. 그 전제로 마키아벨리는 군주의 사악함과 위선, 가식과 잔인함, 그리고 악덕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는데 이것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정치와 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성스러운 도덕을 지키려고 애쓰던 사람이나 백성들에게 관대하면서 많은 것을 주기만 하는 이들과 고대정치 철학에서 말하는 대로 정치를 해나가려던 이들 모두는 비열하고, 사악하며, 위선과 비도덕으로 강력한 무력을 앞세운 세력들에 의해 결국 모두 멸망당하고 그러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지 못했음을 강조한다. 물론 그것은 정치체제가 안정되지 않은 신생 군주국에서 주로 일어난다.

 그런데 여기서 겉으로만 보면 저자가 얘기하는 마키아벨리의 모습은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러나 일반적인 도덕적 상식에 어긋나는 군주의 그러한 행위들이 궁극적으로는 백성들의 생활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고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되며 더 나쁜 결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군주가 인민들에게 관대하고 주는 것이 후하면 죄인들은 활개를 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사회는 무질서함으로서 그만큼의 사회적 비용이 들고, 또한 검약하지 않고 많이 주기만 한다면 나중에 정작 필요할 때 주지 못하게 되고 외적의 침입이나 불가피한 상황에 닥쳤을 때 인민은 더 이상 줄 것이 없는 군주를 욕하게 되고 결국 돌아선다는 것이다. 여기서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자인 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협을 피하고 눈앞의 이득에 눈이 어둡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군주는 눈앞의 칭찬을 쫓기보다 강력한 통치로 비난을 택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저자가 얘기하는 자본주의적 요소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책에서 인민들에게 최소한 미움은 절대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즉 강압적인 통치로 두려움을 주고, 전쟁 등을 통한 업적들을 쌓아 명성을 기대하는 것은 올바른 행위지만 인민들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외부의 적을 두려워하는 것의 몇 배 이상으로 군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1494년부터 프랑스와 스페인의 영토 침공은 그 후 3세기 동안 이탈리아 반도를 이탈리아인 자신들과 별 관계도 없이 벌어진 격돌의 대상이자 희생물이 되었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조국 이탈리아가 이처럼 분열하여 대립과 갈등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군주가 나타나 이탈리아를 통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에서 잘 드러내 보이고 있다. 과거 역사적 사실들을 끄집어내어 그 속에서 이탈리아 현실의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바로 로마의 공화정이 그 모델이었던 것 같다. 이것은 그가 비록 전제군주의 성격을 띤 메디치 家에게 일자리를 부탁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공화정을 지지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리고 훌륭한 군주의 상을 끊임없이 본받고 연구하는 것을 군주의 역할로 보고 역사서를 읽기를 강조하고, 과거 위인들을 찾아 모방하라고 충고하는데 그 모델이 되는 인물들이 알렉산드로스 대왕, 카이사르, 키루스, 스키피오이다. 그가 『군주론』을 쓴 두 이유 중에 진짜 이유라고 생각되는 것은 이탈리아의 분열과 대립을 종식시켜 줄 강력한 군주의 등장을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군주상을 체계적으로 그려본 것이 바로 이 『군주론』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장 제목은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권고이다. 그 속에서 그는 지금 시기가 영웅을 맞이할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갔을 때 모세가 출중한 능력을 보여주었던 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 예속되어 있었기 때문이고, 키루스의 위대한 정신이 드러나기 위해서 페르시아 인들은 메디아 인들에게 억눌려 있어야 했으며, 테세우스의 탁월한 역량을 이해하기 위해서 아테네 인들은 지리멸렬한 상태에 처해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탈리아의 이런 분열과 대립, 갈등과 외세에 유린당하는 현실은 오히려 앞서 얘기했던 시대보다 더 황폐화된 시기이기 때문에 더 좋은 지도자가 등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지도자가 바로 메디치 가문이라고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이것은 결국 맨 처음에 밝혔듯이 당시 피렌체의 사실상의 군주였던 메디치가의 로렌초에게 바치는 저서임을 확실히 해주고 잇다. 단순히 이러한 이유로 책을 집필했다는 사실을 떠나서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분단된 조국 현실을 분명 안타까워했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통일을 이룬 뒤 등장한 군주가 해야할 일들과 그 책임에 대해 이 책에서 아주 자세한 방법들을 제시해 놓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이 책을 통해 마키아벨리를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안으로, 또는 그 사회가 분열되지 않기 위해서는 군주가 무자비한 잔인함과 위선, 가식, 철저한 이익 우선주의를 추구하도록 했다는 것에서 인간의 이기적 본성만을 강조한 인물로 보는 것은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그것은 지나친 단순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왜냐면 마키아벨리는 현실적 경험을 이야기 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데서 잘 알 수 있다. 만약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바를 행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하는 바를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마키아벨리는 어쩌면 허위 같은 명분이나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자선사업 같은 것을 하기보다 지금 당장에 힘들고, 비난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미래에도 그 사회를 안정되게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인민들에게 덜 피해가 가는 길을 택하라고 충고한다. 비록 그 방법상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마키아벨리의 이러한 이론을 두고 비판만 하기보다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문제들을 그를 통해 깊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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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 개정판
베티 스미스 지음, 김옥수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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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 놀란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늘 자기 삶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하느님이 주시는 일상의 작은 기쁨에도 감사를 하며 살았다.

 

 비록 먹을 것이 부족해도, 입을 것이 넉넉하지 않아도 늘 일상 안에서 가족과의 애정안에서 순수함을 지켜나가는 명랑소녀의 성장기를 보는 듯 했다.

 

 누구나 유년 시절 겪어야 했던 자충우돌의 정신적 혼란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등과 새로운 욕구들을 읽어나가며 나 역시도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적이 있었던 것에 낯설지 않는 느낌이다.

 

성장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비애와 좌절감....하지만 또다른 희망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커 나가는 낸시의 삶의 여정을 보며 내 삶에 있는 부정적인 것들과 절망감을 털어낼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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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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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자기 자신을 최선을 다해 방어하고, 조금씩 성장한다.

이 곳에 나오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고, 조금이라도 그 현실에서 더 이상 고통이나 슬픔이 찾아오지 않기를 염원한다. 조금이라도 ‘행복’이나 ‘기쁨’이 찾아올라치면 상처 입은 영혼은 멈칫하며 오히려 뒤로 물러서 버린다. 

 두려운 것이다...그 행복이 또 빨리 달아나 버릴까봐....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지금도 작은 기쁨에 온전히 기뻐하기보다 혹시나 하는 염려를 더 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숙자와 숙희, 동수와 동준이, 명환이와 영호 삼촌, 숙자 어머니와 김명희 선생님..이곳에 등장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나약한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다. 그러기에 비록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하나 하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도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갈 권리와 그 삶을 올바로 누릴 권리가 있다는 사실...작고 여린 영혼들이기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깊이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해 나 스스로에게 있어 용기를 주고 있다. 나 또한 보잘 것 없는 한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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