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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내공 - 내일을 당당하게
이시형.이희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고령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서평] 인생 내공
우리나라 나이로 61살이 되면 ‘환갑’이라 칭하며 잔치를 벌인다. 옛날에는 61살까지 산다는 것이 상당한 일이었기 때문에 잔치를 벌일 만큼 큰 경사였다. 하지만 현 시대는 ‘100세 인생’이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오래 살기 때문에 환갑잔치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전통이라는 부분 때문에 환갑잔치를 하기는 하지만.
장수라는 측면에서의 환갑은 의술의 발달로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지만, 인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환갑은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환갑잔치를 할쯤이면 보통 은퇴를 할 나이이기 때문에 인생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의술이 발달되기 이전이라면 10년 정도의 여생을 보내고 떠나면 될 일이지만, 이제는 은퇴를 하고도 40년의 인생이 남는다.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은퇴까지 40년의 인생을 산다. 많은 사람들이 이 40년의 인생에 모든 열정을 쏟는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이제 은퇴 이후에도 40년의 인생이 있다. 지금까지 누구도 은퇴 이후의 인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현재 은퇴 이후 노인들은 아무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인걸 보면 알 수 있다.
20세부터 60세까지의 인생에 모든 열정을 쏟고, 은퇴 이후 ‘여생’을 보낸다고 생각하기에는 여생이 너무 많이 남는다. 이제는 그 여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기다. 이런 고민에 도움을 줄 책이 있다. 『인생내공』이라는 책이다. 『인생내공』은 후반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내공’을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산할 때가 더 위험하다
“사실은 하산할 때가 더 위험하다. 산행에서 사람들이 다칠 때도 대부분 내려올 때다. 이 세대 사람들은 하산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이들이 경험한 사회는 줄곧 오르막만 있었지, 내리막은 없었다.”(p.73)
책에서는 60세까지의 인생과 여생으로 나누는 지금의 인생관과는 달리 인생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20세에서 60세까지인 전반부 인생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전반부 인생에 모든 것을 소진한 사람들은 이후의 인생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하고 현재의 모습처럼 보낸다.
“이 세대 사람들은 하산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지금 세대의 사람들은 후반부 인생을 어떻게 보내는지 전혀 배우지 못했다. 이제야 중요성을 깨닫고 알아가려고 하는 중이다. 하산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남은 40년의 인생은 끔찍할지도 모른다. 고령화 사회가 사회문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후반부 인생은 또 하나의 기회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누가 내 잃어버린 20대를 돌려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뒤늦은 30대에 내게도 청춘이 왔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어도 인생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인생을 다시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p.102)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전반부 인생에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후반부 인생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의술의 발달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제 전반부 인생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후반부 인생을 염두에 두고 삶을 살면 인생이 조금 더 풍성해질 것이다. 물론 정부나 사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지도 모른다. 현재 후반부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일자리도 없는 마당에 노인들의 일자리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스스로의 노력 이전에 고령화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 가는 노력, 그게 나이 든 사람의 자신에 대한 예의요 책무다. 여기에만은 게으르면 안 된다.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할 수 없는 건 아무것도 없다.”(p.154) 정부와 사회의 도움이 있더라도 저자의 말처럼 노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당당함이 필요하다.

읽고 쓰는 후반부 인생
저자는 “요즘 힐링이 열풍이지만 독서야말로 힐링에 큰 역할을 한다”(p.276)고 말한다. 독서만큼 인생에 큰 자양분을 주는 것이 흔치 않다.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세상의 수많은 지식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역시 독서다. 후반부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것도 이것이 아닌가 한다.
“쓴다는 건 깊은 내면적 사고이며 사유의 산물이다. 손으로 직접 쓰는 육필은 그 효과가 더욱 크다. 뇌과학에서는 그래서 손으로 써보길 권한다. 종이에 펜으로 쓰면 키보드에 문자화하는 것에 비해 훨씬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다. (중략) 육필로 써야 거기에 내 체취가 묻어나고 혼이 담길 것 같다.”(p.291)
수많은 책들을 읽다보면 자연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고 해도 그 사유들을 글로 쓰지 않는다면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직접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도 글을 쓴다는 행위는 중요한 것이다. 전반부 인생의 경험을 글로 남긴다면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쓰는 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오랜 시간 내 속에 쌓여 온 번뇌와 고민의 산물이다.”(p.296)는 저자의 말처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모든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요컨대 『인생내공』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후반부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것은 후반부 인생을 사는 자신에게나, 고령화 사회를 감당하는 사회에게나 중요한 일일 것이다.
책 정보
제목 - 인생 내공
지은이 - 이시형 & 이희수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출간일 - 2014년 2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