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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예기치 못한 곳에서 진리를 얻은 이 기분... 그동안 가슴속 깊이 품어왔던 의문, 나를 옥죄었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답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이 환희!
정말 우연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필연이었으며, 반드시 언젠가는 만나야 할 운명이자 숙명이었다.
나는 이 책이 사랑에 관한 남자와의 관계가 두려운 여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줄 몰랐다. 그저 멋드러진 제목에 강한 끌림을 받았다. 대학때 부터 찜해두고 읽을 책 리스트에 기록해 두었지만 어찌 어찌하여 지금 읽게 되었다.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이 책이 나를 다시 끌어 당겼다. 그리고 나는 바로 이 책의 매혹에 빠져들었다.
나는 항상 사랑이 어렵고 두려웠다.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끊임없이 도망치고 회피했으며 내 안에 있는 감정과 이성간에 치열한 싸움이 오갔다. 그리고 그것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왔으며 나는 그 딜레마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그래 맞아. 치열한 경쟁사회 그것도 거의 모두가 남성들이 이루어 놓은 산물인 사회기반 위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안의 여성성은 죽인 채 그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했다. 나약한 여성성은 깊이 숨겨둔 채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경멸했던 남성성으로 무장한 채 바깥으로 뛰어나왔다. 나는 되도록 나의 약한 면모를 남들 앞에 보이지 않으려 애썼고 힘들어도 지쳐도 가면속의 내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나는 이상적이라고 느껴왔던 자상한 남자보다는 냉정하고 차가운 남자들에게 끌렸고 그것은 나의 내면 속에 커다란 혼란을 야기했다. 내가 도대체 왜 저런 남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껴야 하는 거야? 당황스러웠고 일순간 가면 밖의 내 얼굴은 평정심을 잃은 채 일그러져야 했다.
나는 그런 힘든 상황에서 도망쳤고 회피하고 외면했으며 힘겹게 나 자신과 싸워야 했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과 말이다.
이제야 알았다. 내안의 긍정적 부정적인 모든 감정들을 모두 수용하고 끌어 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다시는 다시는 사랑이라는 소모적인 감정에 빠져 나를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을테다 하고 맹세했던 나의 다짐은 이렇게 바뀌었다.
다시는 다시는 사랑앞에서 도망치지도 맞서 싸우지도 않을테야.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될때 두팔 넓게 벌려 내 안에 사랑을 기쁘게 맞이 할테야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