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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ㅣ 푸른도서관 24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고3 때 학교가 감옥같다고 느껴졌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학생들의 입에서 학교는 감옥이라는 말이 나온다. 감옥 속에서 고통스러워하고 벗어나고 싶어하며 몸부림치다가 무사히 출소한 어른들은 이제 그 아래세대들에게 괴로움을 감수하기를 강요한다. 힘들지만 이겨내야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에 갇혀서 억지로 공부하고 비교당하고 경쟁해야하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내가 야간자율학습이 자율화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성적 떨어지면 어쩌나, 학생들이 그 시간에 밖에 나가서 탈선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고 내 안에 있는 이중잣대에 새삼 놀랐다.
이 소설에서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고 정형화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그들의 일상을 비출 뿐이다.
감옥같은 학교가 없어져야 학생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 관심 분야를 마음껏 탐구하고 취향에 맞는 운동(요가, 수영, 헬스, 축구, 댄스 등등)을 생활화하며 도서관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학교를 바꿔 나가야 한다.
뻔히 알면서도 바꾸길 두려워하는 기성세대들의 비겁함으로 인해 오늘도 학생들은 죄수처럼 하루 하루를 무력하게 살아간다. 학교가 감옥이라고 말하는 학생 앞에서 나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우물쭈물했다. 내가 느꼈고 그들이 겪고 있는 끝날 줄 모를 슬픈 대물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