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죽음의 비밀 - 자살인가 타살인가, 그림으로 밝혀낸 죽음의 미스터리
문국진 지음 / 예담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식물이든 동물이든 죽어라 죽어라하면 얼마 못 가 진짜 죽어버리고 만다.

그의 부모는, 그의 형제는, 그의 동료는, 그를 스쳐간 여인들은...모를 것이다.

자신들이 바로 고흐를 자살로 몰고간 무언의 공범자였단 사실을...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그는 세상과 사람들로 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버려진 영혼이었다. 그의 인생은 황량한 사막과 같았고 목숨과도 같은 식수가 부족한 가운데 계속 작열하는 태양은 그의 목마름을 더욱 더 부추겼다.

왜? 도대체 왜! 그의 부모는 그에게 죽은 형의 이름을 붙여주었는가? 그의 어머니는 왜 고흐를 낳고서도 죽은 큰아들에 대한 상실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는가?

고흐의 탄생은 축복이 아닌 불행의 서막이었다. 죽은 형의 생일과 같은 날 태어나 죽은 형의 이름을 물려받았고 죽은 형에게 모성애를 송두리째 빼앗겼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자라난 고흐에게 자존감은 바닥을 기어다녔을 것이고 유아시절부터 상실되어 있었던 애정에 대한 목마름이 세월이 갈수록 더 커져만 갔으리라.

홀애비 심정 과부가 안다고 했던가?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아 자신의 애정어린 도움이 필요할 것만 같은 가련한 여성에게 끌렸던 것은 자신과 여인을 동일시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고흐가 진정 사랑했던것은 여인들이 아니라 바로 그녀들을 통해 비춰진 고흐 자신이 아니었을까? 고흐는 자신을 닮은 그녀들을 사랑하므로써 자신 또한 같은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이미 어린시절부터 결핍된 애정은 성장해가며 마셔도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되었고, 그 딜레마는 계속 그를 따라다니며 시험하고 괴롭혔다.

자... 이제 어쩔 것인가? 부모는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사랑을 대신할 여인들의 품에서 안식처를 찾고 싶었지만 그마저 뜻대로 되지 않았고, 계속 그림을 그려가지만 팔린 작품이라곤 딱 한장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동생에게 기생하며 작품을 그렸지만 동생은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나와 멀어져가고 있다.

뜻이 맞는 화가들과 공동작업장을 만들어 꾸려나가고 싶었지만 그마저 외면 당했다. 그 밖에도 나에게 상처만 주고 떠나간 사람들 등등...

살아가야 할 의미도, 살 가치도 희미해져만 간다. 그는 몰랐겠지만 유전적으로 정신병적 질환에 잘 노출될 수 있는 요인을 물려받았고...

모든 것들이 딱딱 들어맞는다. 사랑을 받지 못한 영혼. 외면받고 배척당해야만 했던 영혼.

그는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작지만 강한 복수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자 보라!

당신들이 나에게 줬던 상처...

나의 이 이유있는 죽음이 피터지게 외치나니 그 간절한 메아리가 그대들의 가슴 속 깊게 퍼져  후회의 눈물로 무겁게  떨구어 지리라...

 참고로 고흐는  노란색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화가이다. 그의 대다수의 작품에서 노란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노란색 : 노랑색은 빛에 가까운 색이다(괴테)
노랑색과 같은 밝은색을 갖고 싶을때 그 마음은 빛의 밝음과 따듯함을 원하고 있다. 노랑색이 갖고 있는 의미는 - 유아적 성향, 부모에 의한 의존성, 뛰어난 상상력, 생각들이 잘 정리, 마음을 털어 놓지않고, 실행보다 이론에 집중,정신적 외톨이, 은밀, 수줍어하고, 존경받기를 갈망하는마음. (출처 : '색채심리' - 네이버 지식iN)

애정결핍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을 그림 작품을 통해 승화시킨 남자. 그러나 끝끝내 반복되는 시련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내놓은 남자... 지금받는 이 관심과 사랑을 살아 있을 때  모두 받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만약 그랬었다면 그의 작품과 명성은 지금 이렇게 남아있지 않았을테지.

위대한 예술 작품은 작가의 외로움과 고독을 배양분 삼아 먹고 탄생하는 것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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