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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 법학자 김두식이 바라본 교회 속 세상 풍경
김두식 지음 / 홍성사 / 2010년 1월
평점 :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개신교인들의 '전도'인데 또 내게 그런 일이 닥쳤다. 한동안 잠잠한가 했더니만...
그래서 물론 전도 당할 내가 아니지만 만나기 전에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재미있게도 김두식 교수의 책을 3권 읽었는데 첫 번째 책, '불편해도 괜찮아'를 2010년에 읽고, 두 번째 책, '욕망해도 괜찮아'를 2013년에 읽었으며, 이번에 이 책을 또 읽게 되었다. 3년에 한 번씩 이 사람 책을 읽고 있다. 항상 그러했듯이 공감과 비공감이 공존하는 이 사람의 책. 다음에는 굳이 이 사람 책을 일부러 찾아서 읽고 싶지는 않다.
이런 우리 문화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힙니다. 기독교인들은 대개 (1) 일요일에는 꼼짝을 못 하고, (2) 부조금 등 돈으로 성의를 표시하는 데 유난히 소심하며, (3) 우리 사회 평균치에 비해 더 '가정적'인 사람들입니다. 주일에 꼼짝을 못 하다 보니 결혼식을 비롯한 경조사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수입의 십분의 일 이상을 교회에 내다 보니 돈 씀씀이도 남들보다 조심스럽게 되며, 가정적이다 보니 한밤중에 친구들의 대소사에 뛰어나가지 못합니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제사 음식 만드는 고된 작업에 참여하기를 꺼림으로써 '왕따' 당하기 십상입니다.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에 대해 갖는 부정적 인식은 각종 언론 보도보다 오히려 생활 속에서 직접 대하는 기독교인들의 이런 행태에 기반을 둔 경우가 많습니다.
-본문 29-30장-
이러니 내가 개신교인들을 치를 떨면서 싫어하는거다.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자!
일요일에는 교회를 가야 한다며 자기들이 빠지고 싶은 일에는 교회를 핑계를 댄다. 그러면서 자기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에는 교회 제쳐 놓고 일요일도 마다하지 않지. 일관성 없는 사람들아 제발 교회 핑계 대지 말자. 어차피 사람들 눈에는 그런 거짓말이 다 보인단다.
십일조 핑계 대지 말자. 그냥 이기적이고 속물이라서 돈 문제에 대해서는 치졸할 뿐이다. 유독 개신교인들이 욕심도 많고 욕망덩어리들이더라고...
사회 평균치에 비해서 개신교인들이 더 가정적이라는 확신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이란 말인가? 교회 관련 불륜 기사가 넘쳐나고 성폭행 가해자 직업 1위가 목사라는 통계는 내가 보긴 했는데... 제발 정확한 근거를 대고 책을 만들자. 자신의 느낌적인 느낌만으로 주관적 생각을 사실인냥 쓰는 것은 곤란하다.
초반에 윗글을 읽고 역시 개신교인 하면서 열이 확 받았는데 물론 책 중간 중간에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계속 나온다. 특히 말미에 2003년 12월 한기총 공동회장이었던 교계 중진 목사가 여신도와 간통하다가 여신도의 남편에게 불륜 현장을 들키자 9층 베란다 에어컨을 붙잡고 10여분 버티다가 30미터 아래로 떨어져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 저자는 울분을 토한다. 55살의 젊은 나이인데 에어컨에 매달려 있는 10분 동안 목숨이냐 명예냐를 고민했을 것이라며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목사의 생각까지 관통하며 왜 이 분의 부고를 신문에까지 내서 돌아가신 분을 욕되게 했냐고 강하게 비판한다.(신문 가십난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불륜으로 인한 추락사로 나오고, 같은 날짜 신문 부고란에는 이름, 학력, 경력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과로사로 실렸단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추락사 목사가 누구인지 다 알 수 있게 되었단다. 왜 이 부분에 대해서 이토록 화를 내시는 건지 나는 좀 이해불가다. 사망 원인을 과로사로 쓴건 좀 촌극이긴 하다. 그렇지만 너무 불륜 목사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계신건 아닌지...)
인간이 아닌 신의 자리로 올라간 많은 목사님들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훈련을 받지 못했습니다. 신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늘 고독하고, 어떤 신자와도 친구가 되지 못합니다. 목사들끼리 어울려 보지만, 잠재적인 경쟁자들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우정을 맺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목사님들이 도박과 이성 관계로 긴장을 해소하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 몰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냥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충분히 살아나올 수 있었던 상황에서 거의 신적 자존심을 지키려다 보니, 살려 달라는 그 한마디를 외칠 수 없었습니다.
-본문 314쪽-
'욕망해도 괜찮아'에서도 느낀 바이지만 김두식님은 항상 불륜에 관대하다. 그 관대함이 자신의 부인 나아가 이 땅의 절반인 여성들의 불륜까지도 아우르는 분이시길... 만민에게 평등해야 하니까.
아무튼 이 분의 책에서는 늘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껄끄로움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 3점과 4점을 고민하다가 4점을 줬다.
우선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유익했고,(절대 비꼬는건 아니다.) 기독교 역사와 관련해서 서양 역사 부분이 나오는데 복잡하지만 또 한 편으로 재미있다.
또 성경 말씀이 군데 군데 나오는데 내용이 참 좋다.(나는 탈무드도 좋고 아함경도 좋다. 성경도 이 정도의 연속 선상이다.)
성경을 더 읽어볼 용의는 있다. 그런데 썩을대로 썩어빠진 우리나라 교회, 개신교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까지 종교생활을 하고 싶진 않다.
어쨌든 단점도 있지만 일정 부분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