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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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여년 전에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을 읽었었다. 그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우주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제목은 다들 한 번씩 들어 봤을 것이다. 저자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에덴의 용>을 한때 다이어리에 적어 놓고 정작 읽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금 그 책들이 상기되면서 기회가 되면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서인데다가 700여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라서 읽기도 전에 지레 겁이 나기 십상인데 막상 펼쳐보니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었다.(물론 중간 중간에 과학, 수학, 천문학 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은 이해할 수 없었긴 했다.) 우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인물들의 인생이나 인간의 역사, 동물 진화론, 사회, 정치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과학서의 경우는 인문서적과 달리 새로운 과학지식의 등장으로 인해 빨리 소진되기 십상인데 출간된지 40여년 가까이 살아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을 보면 가히 과학서의 고전이라고 할만하다.

 

문외한이었던 천문학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의 신비, 우주의 광활함에 현기증이 났다. 평범하게만 보였던 하늘의 별들이 이젠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데모크리토스는 독재 아래의 부유한 삶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가난한 삶을 택하겠노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시대를 지배하던 종교들을 모두 악이라고 판단했으며, 불멸의 영혼이나 불멸의 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원자와 빈 공간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본문 359쪽

 

 아리스타르코스가 우리에게 남겨 준 위대한 유산은 지구와 지구인을 올바르게 자리 매김한 것이다.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은 위로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보편성으로 확장됐고 옆으로는 인종 차별의 철폐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통찰이 성공을 거두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반대쪽으로 흐르는 물결을 끊임없이 거슬러 가며 저항해야 했다.

 

                                                                          본문 380쪽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은 코스모스가 설명될 수 있는 실체이고 자연에는 수학적인 근본 얼개가 있다고 가르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속에 과학을 하려는 동기를 크게 불어넣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입지를 불안하게 할 소지의 사실들이 유포되는 것을 억압하고, 과학을 소수 엘리트만의 전유물로 제한하고, 실험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 주고, 신비주의를 용인하고, 노예 사회가 안고 있던 문제들을 애써 외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의 위대한 모험심에 큰 좌절감을 안겨 주고, 과학의 발전에도 어쩔 수 없는 퇴보를 불러왔다.

 

                                                                           본문 374쪽

 

 

 

케플러 어머니의 마녀 재판, 역사 속에서 잠들어 있던 이오니아 과학자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면, 시간 여행(상대론적 우주여행) 등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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