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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노무현 - 돈 없고 힘없고 못 배운 인권변호사가 대한민국 가시고기 아버지가 되기까지
유승찬 지음 / 미르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비바람을 맞으며 살았습니다.
천둥 번개에 벌벌 떨며 옷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세상 천지 다 그런 줄 그게 맞는 것인 줄 알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하늘이 개고 비바람이 그쳤습니다.
자연스레 그 환경을 맞았습니다.
비 맞고 살던 날이 언제였었느냐는 듯 그렇게 무심히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던 것도 잠시
하늘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쏟아졌습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비바람에 온 몸이 젖어 오들오들 떨다가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것을 주워 폈습니다.
우산,
노오란 우산,
찢기고 헤진 우산이 펴졌습니다.
구멍난 틈새로 비바람이 붑니다.
앙상한 우산대에 매달린 노란 천 조각들이
방울 방울 빗물을 개워내며 눈물을 흘립니다.
우리는 그렇게 우산을 잃어버렸습니다.
좀 더 빨리,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좋을 뻔 했습니다.
우산이 우리를 보호할 때 그 때 우산의 존재를 알아챘더라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그렇게 우산도 울고
그 우산을 펼쳐든 우리도 함께 울고
그 눈물 방울 떨어진 대지 위에 노오란 민들레 한송이 피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