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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
브라이언 와이스 지음 / 정신세계사 / 199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잠을 자므로써 일시적인 단절을 소망하기도 했고, 현실과 격리된 공간인 인터넷을 배회하기도 했다. 그렇게 현재의 문제에 대해 직시하지 못한채 회피하기만 하다가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 줄때 쯤이면 나는 제자리로 돌아와 삶을 이어갔곤 했다.
그러다가 또 한 번 내게 시련이 왔다. 나는 이번에는 다른 도피처를 찾았다. 그것은 전부터 관심영역 안에 있었던 '전생'이었다. 도대체 지금 겪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전생은 그렇게 두가지의 미묘한 감정과 맞물려 내게 화두로 다가왔다.
그리하여 나는 환생에 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나름의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것을 단순한 책 속의 활자에서 피터지게 치열한 삶의 한가운데로 전이 시키기에는 그 둘 사이에 큰 이질감이 공존한다는 사실에 혼란과 함께 좌절감을 맛보게 되기도 했다.
결국 인생의 궁극적인 질문은 삶과 죽음으로 압축 되는데 사람들은 그 커다란 두려움을 무의식속에 업악시켜 놓은 채 눈앞의 세세한 일들에만 얽매어 있다. 모든 불안감의 원인은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며 죽음이 소멸인지 천당과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인지 영적 체험의 일환인지 도대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막막함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현실에 집착하거나 종교에 의지하려는 모습들도 보인다. 그 각각의 선택에 있어 그 누가 감히 잘잘못을 따질 수 있을까?
최종적인 깨달음은 자신의 내적 변화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 남이 숟가락으로 밥 먹여주듯 해서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풀 한포기, 꽃 한송이를 통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듯이 우리 주변에는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것들이 무수하게 존재한다. 단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그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고 사고의 전환을 경험하게 될 지도 모른다.
여러 전생 관련 책을 읽은 나의 경우 이 책이 그리 큰 감흥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