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월
평점 :
<임사체험>에 이어 다치바나 다카시와의 2번째 만남이다. 초반에는 몇 장을 읽다가 책을 덮을 뻔 했다. 이건 뭐 도저히 알아먹을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딱딱한 과학 기술서 같았다. 목차를 다시 훑고 마음을 가다듬어 책을 읽고 나가다 보니 두꺼운 책을 별 무리 없이 그리고 우려했던 것 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는 돈만 있으면 우주여행이 실현 가능한 세상이 되었긴 하지만 그 역시 극소수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우주체험은 거의 불가능한 먼 훗날의 기약일 뿐이다. 그런 특별한 경험을 생생히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 책을 읽으면 간접체험이긴 하지만 아무것도 보고 듣지도 못한 이들보다는 뭔가 한가지 이상은 더 배우고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느낀 우주비행사들의 공통점은 우주체험 이후 지구와 인류를 바라보는 그들의 관점이 미시적에서 거시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임사체험에서 느끼게 되는 무한한 깨달음과도 일맥상통 한다고 생각된다. 그들은 이런 체험을 직접 느끼지 못한 이에게는 말로 표현하여 전달할 수 없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나 역시 경험하지 못한 이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렴풋이 알 것 같기는 하다. 깊이의 차이일 뿐 이다. <영혼의 최면 치료>를 통해 처음으로 뉴에이지라는 영역을 알게 되어 기존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면 이 책은 그와는 별도의 경험에서 오는 또 다른 의식의 확대였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의 기쁨이 이런 것일까? 책을 읽으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 마냥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의 저자인 다치바나 다카시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는 틀에 박히지 않고 너무나도 순수하게 학문에 대한 의문을 사심없이 던지는 이 시대의 지성인인 것 같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무조건 부딪혀서 생생한 지식을 얻으려는 지적 호기심과 열정이 부럽고 고맙다. 그로 인해 나 역시 이런 소중한 경험을 가만히 앉아서 거저 낼름 받아 먹을 수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