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 소녀의 수기
은홍배 외 옮김 / 하나의학사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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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때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다. 일반사람들에게 미친다는 행위는 의식이 사라지고 그로 인해 아무런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못하는 정신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기전까지 나만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우리와 다르게 행동하고 알수없는 말을 내뱉는 그들의 머릿속에는 도무지 생각이라는 것이 있을리 만무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사실은 굉장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정신분열증은 이상심리학에서도 가장 방대하고 복잡한 질환이며 정신병 중에서도 특히 사실상 완쾌가 불가능한 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빙의나 다중인격자의 소견을 보이는 환자들도 다 정신분열증의 한 범주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정신분열증환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정신분열증은 또한 사고가 해체되고 신조어, 지리멸렬로 자신만이 알수있는 의미없는 말들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상담으로 치료효과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어 대부분 약물치료에 의존한다. 그런점에서 이 책의 주인공인 르네에게 7년동안 오직 개인정신치료만으로 일관한 Sechehaye의 노고에 감탄이 절로 나오며 그 노력의 결실로 르네는 극적인 완치를 하게 된다. 우리는 단지 괴상한 행동과 말을 하는 정신병환자들이 신기하고 무섭고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조금이나마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리라 본다.

흔치 않은 귀한 자료를 통해 정신분열증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참 좋았다. 심리를 전공으로 하시는분들께 꼭 한번 추천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슬픈 어린시절의 경험들로 인해 파괴 되어버린 자신의 소중한 인격을 고독한 싸움과 투쟁의 결과로 다시 되찾게 된 르네양의 앞으로의 삶에 항상 축복과 행복이 함께 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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