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속의 사랑과 질투
키류 미사오 지음, 오정자 옮김 / 지식여행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읽고 또 읽어도 재미가 있다. 방대한 양의 주인공들과 에피소드는 한번만으로는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 한번 읽고, 두번 읽고, 세번 읽어가면서 이해가 가고 전체의 가닥이 잡혀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똑같은 스토리이지만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천지 차이의 결과물이 나온다. 어린이들이 읽기 쉽고 재미있게 만든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는가 하면, 아무리 마음 다잡고 읽어보려 해도 몇장만 넘기고 나면 스르르 책이 덮히거나 그 전에 눈이 먼저 감기고 마는 <그리스 로마 신화>(홍신문화사.1991)가 있다. 절충해서 두루두루 모든사람들이 읽기 좋게 적당히 쉽고 나름대로 저자의 철학도 녹아 들어 있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추천해 주고 싶은 도서이다.

이 책은 위의 어느 사항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쓴 책이 아니라, 소재만 몇가지를 뽑아서 완전히 성격이 다른 저급한 소설로 둔갑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저자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즐겨 읽다가 어떤 영감(?)이 떠올라 나름대로 열심히 쓴 글이겠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사랑하는 한 독자로서는 어이가 없고 난감하기까지 하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하는 호기심이 생기신다면 한번 읽어 보시라고 권하겠지만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렇게 되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하기도 하다. 어쨌든 희대의 대문학작품을 이렇게 초라하게 리메이크 해버리다니 씁쓸한 냉소만이 입가에 머물 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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